윤동희는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최종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중압갑을) 최대한 안 느끼려고 했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윤동희는 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단 그는 6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 OPS 1.19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본인의 손으로 병역특례를 이끌었다.
또한 대회 전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것도 윤동희였다. 류중일(61) 대표팀 감독은 개막 직전 "동희가 지금 컨디션이 가장 좋다. (배트가) 나오면서 맞는 궤적이 무슨 볼이든 잘 맞는 그런 궤적을 가지고 있다"며 "처음 보는 투수라도 잘 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를 증명하듯 개막 전 최종 점검전이었던 10일 웨이취안 드래곤스전에서는 홈런포까지 터트렸다.
이에 윤동희는 첫 경기였던 13일 호주전에서 깜짝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는 실책으로 출루하긴 했으나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다음날 열린 쿠바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3삼진 1볼넷으로 부진했다. 결국 윤동희는 일본전을 앞두고 라인업에서 빠지고 말았다. 그나마 2-2로 맞서던 5회 초 대타로 나와 천금의 역전 1타점 2루타를 터트린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후 도미니카공화국전(16일)에서 7번으로 타순이 내려간 윤동희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다시금 침묵을 지켰다. 그나마 호주와 최종전에서 5회와 7회 안타를 터트린 것이 위안거리였다. 그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타율 0.176(17타수 3안타), 1타점, 9삼진, OPS 0.457에 그쳤다.
호주전 종료 후 이번 대회를 돌아본 윤동희는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직 뭔가 좀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비시즌에 이번에 경험한 걸 토대로 잘 연구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4번 타자라는 걸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윤동희는 "(중압갑을) 최대한 안 느끼려고 했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고 했다. 그려면서도 "그건 솔직히 핑계고, 어느 타선에 있더라도 그런 마음이라면 못 칠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윤동희의 이번 대회를 꼬이게 만든 건 대만전이었다. 그는 "대만 투수들의 공이 좋았고, 내가 대처를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만큼 적극적으로 쳐야 했고, 빨리 승부를 봤어야 했는데 지켜보기만 해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도 했다.
비록 대회 내내 타석에서 어려운 모습을 보였지만, 일본전에서 스미다 치히로에게 친 적시타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밥값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좌투수 때 나갈 거라고 생각해서 준비했다"면서 "이전에는 좀 더 잘하려는 마음이 컸다면, 이번에는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호주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생각으로 나왔다는 윤동희. 그는 안타를 치고 '늦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며 "이번 대표팀에서는 도움보다 피해만 준 것 같아 속상하고 많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것조차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다음 기회가 오면 잘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프리미어12를 끝으로 윤동희의 2024시즌도 마무리됐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293(532타수 156안타), 14홈런 85타점 97득점, 7도루, OPS 0.829를 기록했다. 특히 8월 이후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장타력 발전을 이뤄냈다. 그는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며 "목표한 걸 다 이뤘다. 마지막에 아쉬웠지만, 이걸 토대로 내년에 목표설정을 해서 롯데에서 잘 맞출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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