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걸린 'KBO 최고령 홀드왕' 아들의 인사, 아버지도 웃었다 "나도 영광입니다"

잠실=김동윤 기자  |  2024.11.27 06:41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노경은이 홀드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김진경 대기자
"이 인사를 22년 만에 드립니다. 아버지."

KBO 리그 최고령 홀드왕의 주인공 노경은(40·SSG 랜더스)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에 아버지 노의귀(70) 씨도 미소로 화답했다.

노경은은 26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홀드 상을 수상했다.

2003년 KBO 리그 1차 지명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지 22년 만이었다. 올해 노경은은 77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38홀드, 평균자책점 2.90, 83⅔이닝 71탈삼진을 마크하며 홀드 1위를 기록, 불혹의 나이에 개인 첫 타이틀을 따냈다. 40세 이상 선수 최초 타이틀 홀더로서 KBO 최고령 홀드왕 기록을 경신했다. 당연하게도 SSG 구단 단일시즌 최다 홀드 기록은 그의 차지가 됐다.

노경은은 "내가 2003년도 입단인데 KBO에서 주는 큰 상을 받기까지 2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감사) 인사를 22년 만에 아버지에게 드리는 것 같다. 뒷바라지하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또 우리 아들을 열심히 키워주고 있는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 그 마음으로 매일 열심히 야구를 하고 있다"라고 감동의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후 만난 노경은에 따르면 준비된 멘트는 아니었다. 상을 받은 그의 시선에 아버지가 단번에 들어왔고, 보자마자 마음에서 절로 우러나왔다.

아들의 진심은 아버지에게도 바로 전달됐다. 노의귀 씨는 "(노)경은이가 야구를 거의 30년 했는데 (잘해서 인터뷰를 많이 했을) 초등학교 때 이후 이런 얘기는 처음이다. 나도 영광이었다"고 답했다.

노경은. /사진=김진경 대기자

SSG에서는 최고참이자 든든한 맏형이지만, 아버지에게는 한없이 어린 아들이다. 그런 아들이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잘 견뎌낸 것이 대견했고, 아들의 곁에서 큰 힘이 돼준 며느리와 손자에게는 한없이 고마움을 느꼈다. 노의귀 씨는 "(노)경은이가 우리 집안의 복덩어리다. 어떻게 저런 아이가 나왔나 싶다"면서 "어린 나이에 애 엄마가 일찍 가서(2015년 별세) 안타까웠는데 그동안 참 잘해줬다. 우리 며느리도 참 잘해줬고, 경은이가 힘들 때 손자도 태어나서 버팀목이 돼줬다"고 고마움을 돌렸다.

노경은은 2022년 SSG로 오기 전까지 굴곡 있는 커리어를 보냈다. 두산 시절인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첫 번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무너지며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됐고, 그곳에서도 큰 활약을 하지 못하며 현역 연장과 은퇴 기로에 놓였다.

그러나 입단 테스트를 통해 2022년 SSG로 팀을 옮긴 노경은은 마치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펄펄 날았다. SSG 첫해 41경기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 79⅔이닝 55탈삼진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듬해인 2022년부터는 필승조로 활약하며 SSG의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5번째 한국시리즈 제패를 이끌었다. SSG에서 3년간 194경기 29승 15패 7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SSG도 그 공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지난 22일 노경은과 계약기간 2+1년, 총액 25억 원(계약금 3억, 연봉 13억, 옵션 9억)이 FA 계약을 체결했다.

노의귀 씨는 "아직도 종종 아들의 기사를 찾아본다. 랜더스(SSG)와 (노)경은이가 궁합이 좋은 것 같다. 경은이도 (SSG) 선수들도 서로에게 희망이 되고 좋다고 하니 나도 참 보기 좋다"고 활짝 웃으면서 "요즘도 경은이를 보러 야구장에 열심히 쫓아다닌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수도권 5개 구장만 보러 다니지만, 예전에는 지방까지도 다녔다. 갈 때마다 우리 애 이름을 불러주는 팬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치지 말고 몸 관리를 잘하라고 하고 싶다. 지금도 틈만 나면 경은이에게 몸 만들라고 얘기한다. 운동선수는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이제는 본인이 알아서 잘한다. 그렇게 열심히 해서 홀드상까지 받으니 내가 다 감개무량하다"며 취재진에 둘러쌓여 인터뷰 중인 아들 노경은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노경은(오른쪽)이 홀드상 수상 후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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