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 19일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현금 10억 원을 키움에 보내고 투수 조상우(30)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상우를 영입한 목적은 명확했다. 지난달 FA로 LG 트윈스로 향한 장현식(29)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다. 장현식은 올해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하며 75경기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 75⅓이닝 75탈삼진을 기록했다. 2021년 KBO 홀드왕 출신으로 지난해 주춤했던 장현식은 올해 KIA의 우승을 견인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LG는 그런 장현식에게 4년 52억 원 전액 보장이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불펜진 강화와 경쟁팀의 전력 약화를 동시에 노렸다.
KIA에도 아쉬운 이별이었다. 올해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KIA는 내년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우승 전력을 유지하는 데 힘썼던 KIA는 외국인 선수 업그레이드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선수단 연봉 상승이 불가피한 가운데 샐러리캡 상한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 FA 단속에도 빠듯했기 때문.
여기에 올해 2, 3위 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모두 이번 겨울 공격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자, KIA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조상우 트레이드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우리와 경쟁했던 LG와 삼성이 전력을 보강했다. 우리도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변화를 주면서 전력을 강화하려 했지만, 기대대로 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확실하게 보강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검증된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에 감독님과 단장님이 공감했다. 내년 우승을 위해 어떤 부분이 가장 필요할까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결론이 불펜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전력 보강을 위한 방법은 많았다. 장현식이 LG로 이적한 건 11월 11일. 조상우 트레이드가 본격화된 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있던 12월 13일이었다. 외부 FA 영입도 아예 배제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FA 시장 개장 전 내부적으로 기준을 마련했고 그에 따라 움직였다. 그렇게 김원중-구승민이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이 SSG 랜더스, 임정호가 NC 다이노스 등 각각 원소속팀에 잔류했고, 김강률은 두산 베어스에서 LG로 3+1년 총액 14억에 FA 이적했다.
하지만 목표를 정하자 KIA의 움직임은 신속하고 과감했다. 심재학 단장은 13일 키움과 첫 접촉 뒤 키움의 조건을 듣고 광주로 바로 내려와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 16~17일 본격적인 협상을 벌였고 18일 조상우 트레이드를 마무리했다. 시즌 때부터 꾸준히 관심은 있었던 조상우였기에 빠른 판단도 가능했다.
심재학 단장은 "팀마다 내줄 수 있는 선수 중에 조상우가 제일 괜찮다고 판단했다. 키움의 조건(지명권)을 듣고 우리 쪽 스카우트들과 데이터를 보면서 드래프트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해당 지명권에 뽑을 수 있는 선수와 현재 전력을 놓고 판단했을 때 스카우트들은 (트레이드) 해볼 만할 것 같다고 했고, 데이터 쪽에서도 같은 말을 해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건강한 조상우가 다른 FA 자원보다 확실히 퍼포먼스적인 면에서 우위라고 판단한 것. 실제로 조상우는 건강만 하다면 리그 정상급 마무리 자원으로 꼽힌다.
서화초-상인천중-대전고를 졸업한 조상우는 2013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사회복무요원(2022~2023년)으로 군 대체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했다.
최고 시속 156㎞의 빠른 직구를 주 무기로 프로 통산 9시즌 동안 343경기에 출장해 33승 25패 54홀드 88세이브,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과 2019년 프리미어 12,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마무리로 활약했다. 소집해제 후 돌아온 올 시즌은 최고 시속이 150㎞ 초반에 머물면서 44경기 평균자책점 3.18, 39⅔이닝 36탈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과거처럼 시속 150㎞ 중반의 빠른 직구와 구위를 회복한다면 KIA는 정해영 외에 또 한 명의 마무리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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