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이 영화 '남쪽으로 튀어'측에 영화 속 일부 장면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4일 오후 영화제작사 거미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연금공단이 영화의 주인공 최해갑이 국민연금을 거부하며 국민을 그만두겠다고 장면의 삭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이 문제 삼은 장면은 '남쪽으로 튀어'에서 주인공 최해갑(김윤석 분)이 국민연금 납부를 설득하는 연금관리공단 직원에게 "그럼 나 국민 안 해!"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제작사 뿐 아니라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에도 장면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남쪽으로 튀어' 측은 "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국내에도 출간된 일본의 원작소설을 토대로 몇 가지 설정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라며 "연금제도 관련 내용 역시 원작 소설에 기초한 내용"라고 밝혔다.
제작사는 이어 "영화의 개봉시기와 맞물려 국민연금이 대한민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되면서 국민연금공단이 영화의 소재와 표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며 "영화 속 장면을 문제 삼는 것은 국민연금이 직면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사 측은 "국민연금공단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노력 대신 눈을 뜨고 귀를 열어 국민들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국가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요구한다"고 글을 마쳤다.
'남쪽으로 튀어' 측은 국민연금공단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법률적 자문을 구해 국민연금과 관련된 장면을 상영하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은 상태다.
영화 관계자는 이날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영화 속 장면을 삭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법적 자문을 구하는 것 이상의 대응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또 다시 삭제 요구가 반복된다면 그 이상의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남쪽으로 튀어'는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남쪽 섬으로 떠난 최해갑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윤석 오연수 김성균 한예리 등이 출연했다. 오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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