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매리너스가 LA 에인절스의 2021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161차전에서 말 그대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들어냈다.
시애틀은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 열린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애틀은 90승 71패를 마크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와 1경기 차가 되면서 최종전에서 2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 경기를 중계한 시애틀의 데이브 심스 아나운서가 "오랜 기간 작가이자 방송인으로서 중계를 해왔지만, 오늘은 내가 경험한 적 없는 최고의 밤이다. 정말 굉장하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결과를 떠나 극적인 경기였다.
먼저 3회말 시애틀의 미치 해니거가 선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5회초에는 에인절스의 호세 로하스가 우월 솔로포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해니거가 곧바로 5회말 좌중월 투런포로 맞불을 놓으며 3-1 역전을 만들어냈다. 이때 44414명의 홈 관중이 모인 T-모바일 파크는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그것도 잠시 8회초 에인절스의 자레드 월시가 1사 1, 2루 상황에서 시애틀의 폴 시왈드의 초구를 받아쳐 스리런포로 4-3 재역전을 만들어내면서 T-모바일 파크에 모인 시애틀 팬들을 침묵시켰다.
하지만 시애틀 팬들에게는 프랜차이즈 스타 해니거가 있었다. 해니거는 2사 2, 3루가 만들어진 8회말 스티븐 시섹의 6구째 싱커를 받아쳐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5-4로 또 한 번 역전을 일궈냈다.

이 순간 T-모바일 파크는 시애틀 팬들의 함성 소리가 떠나갈 듯 울려 퍼졌고, 마치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이후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 카일 시거가 중견수 쪽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으면서 경기는 시애틀의 6-4 승리로 끝났다.
단연 주인공은 이날 혼자서 홈런 포함 4안타 5타점을 뽑아낸 해니거였다. 지난해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크리스 플렉센(27·시애틀)도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으로 활약했다.
한편,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27·에인절스)는 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일본인 메이저리거 단일 시즌 최다 볼넷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오타니는 "나는 에인절스가 정말 좋다. 팬들을 사랑하며, 팀 분위기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 난 승리를 하고 싶다. 그것이 내게는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2014년 이후 7년째 포스트시즌은 커녕 지구 우승도 어려운 에인절스의 처지에 아쉬움을 남긴 발언이다.
이날 T-모바일 파크의 분위기는 오타니의 발언을 떠올리게 했다. 경기 후 '패장'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오늘의 분위기는 우리가 일년 내내 홈 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으로 가져가고 싶은 그런 장면이었다. 매번 올바른 방식으로 열심히 뛰면서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이라면 관중들은 언제나 지금처럼 열정적일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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