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4위 수성전'에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선발이 불확실하다. 이번 주말 4연전에서 사흘 연속으로 대체 선발 3명이 나선다. 박종기(26), 최승용(20), 현도훈(28)이다. 또 한 명의 선발 곽빈(22)도 들쑥날쑥하다.
현재 두산은 64승 5무 60패, 승률 0.516으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5위 키움과 승차는 1.5경기다. 2위 LG-3위 삼성과 승차가 5.5경기에 달하기에 위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4위를 지키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지키려면 이겨야 한다. 이기려면 가장 중요한 쪽이 선발이다. 그런데 이쪽이 불안하다. 이영하가 불펜으로 전환했고, 유희관이 부진으로 이탈했다. 워커 로켓도 부상으로 빠졌다. 구멍이 숭숭 뚫렸다.
당장 15일부터 대체선발을 투입한다. 15일 NC전은 박종기다. 올 시즌 20경기에서 52⅓이닝을 소화해 2패, 평균자책점 4.64를 만들고 있다. 선발로는 3경기에 나섰는데 1패,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했다.
수치 자체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다. 선발보다 불펜으로 나갔을 때 더 잘 던지는 감이 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대체 선발' 1순위인 투수다. NC 상대로는 불펜으로만 두 차례 나섰다. 한 번은 4이닝 2실점으로 길게 잘 던졌다.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종기는 뒤에 나가면 내용이 괜찮은데 선발로 나가면 또 아니다"면서도 "올 시즌 잘 해주고 있다. 자기 공을 던지면 된다"고 말했다.

16일 KIA전은 최승용이 선발로 나선다. 지난 10일 등판 후 말소된 유희관의 자리에 들어간다. 올해 입단한 루키. 10경기에서 1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50을 만들고 있다. KIA전 첫 등판이다. 올 시즌 선발로는 한 번 나섰다. 지난 6일 한화전에 등판해 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물러났다.
깜짝 호투를 해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기대치가 아주 높지는 않다. 대신 공이 좋고, 보여준 것이 괜찮기에 기회를 준다. 김태형 감독은 "5~6이닝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봐왔을 때 실점 여부과 무관하게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 공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내인데 자기 공을 막 던지더라. 맞아도 막 들어갔다. 굉장히 보기 좋다. 베스트로 뿌려봐야 어떤지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일단 올려보고, 안 좋으면 할 수 없다. 좋으면 계속 간다. 공 자체가 좋다. 어린 선수에게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한 번 주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17일은 KIA와 더블헤더다. 한 자리는 곽빈이 나가고, 남은 한 자리는 현도훈이 낙점됐다. 이쪽이 의외의 카드다. 프로 통산 등판 6경기가 전부인 투수. 올 시즌은 불펜으로만 3경기에 나섰다. 평균자책점은 18.90이다.
통산 선발이 딱 1경기다. 프로 데뷔전이었던 2018년 5월 8일 KIA전이다. 당시 4⅓이닝 7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이후 1258일 만에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김태형 감독은 "구속도 괜찮고, 포크볼 등 변화구도 괜찮다. 2군에서 제구가 좀 안 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확실히 1군은 다르다. 부담스럽다. 안 맞으려고 공에 힘을 싣다 제구가 흔들린다. 승용이도 그렇고, (현)도훈이도 지켜보겠다"고 짚었다.

역시 17일 등판할 곽빈은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올 시즌 최원준과 함께 '토종 원투펀치'이다. 다만, 직전 등판인 12일 KT전에서 아찔한 모습을 보였다. 5⅓이닝 무실점이기는 했는데 볼넷이 7개나 됐다. 크게 무너질 뻔했던 경기다. 불안함이 있다.
박종기-최승용-현도훈은 조기 강판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불펜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3명이 연달아 등판한다는 점이다. 곽빈까지 흔들린다면 대형 사고다.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9로 리그 3위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부하가 걸리면 어렵다.
두산으로서는 자칫 연패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불펜과 함께 타선이 힘을 내야 이길 수 있다. 어차피 정규시즌 끝까지 대체 선발이 꾸준히 투입돼야 할 상황이다. 첫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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