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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 0' 오타니가 사이영상 2위와 동급? 한계 드러낸 ALL-MLB팀

'득표 0' 오타니가 사이영상 2위와 동급? 한계 드러낸 ALL-ML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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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필라델피아의 잭 휠러(왼쪽)와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필라델피아의 잭 휠러(왼쪽)와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한 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성과를 거둔 선수를 뽑는다는 취지로 시작된 ALL-MLB 팀이 3년 만에 한계를 드러냈다.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2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2021년 ALL-MLB 팀에 선정됐다. 지명타자로서 퍼스트 팀, 선발 투수로서 세컨드 팀에 들어갔다.


ALL-MLB 역사상 두 포지션(선발 투수, 지명타자)에서 선정된 것은 오타니가 최초다. 올해 그가 얼마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는지를 나타내는 결과지만, 이 수상을 마냥 좋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


오타니는 투타 모두에서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 지명타자로서 1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65로 기록했다. 투수로서는 선발로 나서서 23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30⅓이닝 156탈삼진을 마크했다.


상반된 포지션 모두에서 평균 이상의 성과를 보였기에 메이저리그 투표단은 그에게 만장일치 MVP를 안겼다. '타자' 오타니에게 이견을 갖는 사람은 없다. 가장 뛰어난 타격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투수' 오타니의 성과는 따져봐야 한다. 투수 성적만 놓고 보면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규정 이닝(162)도 소화하지 못했다. 9이닝당 볼넷이 3개에 달하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10명 안에 들어간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오타니는 1위 표는커녕 5위 표 한 장조차도 얻지 못했었다.


그런 그가 올해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10명에 당당히 들어갔다. ALL-MLB 투표 결과만 놓고 보면 '투수' 오타니는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한 잭 휠러(31·필라델피아)와도 동일한 성과를 이뤄낸 셈이다.


2021 ALL-MLB 세컨드 팀./사진=MLB.com 공식 SNS 캡처
2021 ALL-MLB 세컨드 팀./사진=MLB.com 공식 SNS 캡처

휠러와 직접적으로 비교해보면 오타니의 ALL-MLB 세컨드팀 선정이 얼마나 황당한지 알 수 있다. 휠러는 올해 14승 10패 평균자책점 2.78, 213⅓이닝 247탈삼진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앞선 사이영상 투표에서 수상자 코빈 번스(27·밀워키)와 1위 표 동률(12표)을 이뤘고 2위 표에서 밀려 총점 141점으로 사이영상 2위에 머물렀다. 수상자 번스와 10점 차이에 불과했고, 3위 맥스 슈어저(37·LA 다저스)의 113점, 4위 워커 뷸러(27·LA 다저스)의 70점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인정받은 퍼포먼스였다.


그러나 ALL-MLB 팀에서는 사이영상 투표보다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슈어저와 뷸러가 퍼스트 팀에 들어갔고, 투수로서 성과만 따지면 확실한 차이가 있는 오타니와 동일한 취급을 받았다. ALL-MLB 팀 투표 결과가 아쉬운 것은 휠러만이 아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5위를 차지한 브랜든 우드러프(28·밀워키)는 9승 10패 평균자책점 2.56, 179⅓이닝 211탈삼진을 기록했음에도 ALL-MLB 세컨드팀에조차 들지 못했다.


이러한 불공정한 결과는 ALL-MLB 팀 투표 방식에 이유가 있다. ALL-MLB 팀 선정에는 언론인, 방송인, 전직 선수 및 기타 종사자로 이뤄진 전문가 집단과 팬들이 동등한 한 표를 선사한다. 그 뿐만 아니라 팬들은 투표 기간에 24시간마다 한 번씩 재투표를 할 수 있어 기존에 이름이 알려진 선수나 팬덤이 큰 팀의 선수들이 유리하다. 사실상 인기 투표나 다름 없다는 것을 '투수' 오타니가 확인시켜준 꼴이 됐다.


휠러의 ALL-MLB 팀 선정을 소개한 필라델피아 공식 SNS도 분통을 터트리는 팬들로 가득했다. 오타니가 올해 보여준 성과는 분명 칭찬 받아 마땅하다. 다만 화려했던 그의 인기에 가려 또 다른 선수들의 눈부신 성과가 조명받지 못한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2021 ALL-MLB 퍼스트 팀./사진=MLB.com 공식 SNS 캡처
2021 ALL-MLB 퍼스트 팀./사진=MLB.com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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