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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털어낸 이영하, 두산과 연봉 1.2억 계약... "손배소 NO, 미안한 마음" (종합)

'학폭' 털어낸 이영하, 두산과 연봉 1.2억 계약... "손배소 NO, 미안한 마음" (종합)

발행 : 2023.05.31 15:26

공덕동=안호근 기자
이영하가 31일 선고 기일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OSEN
이영하가 31일 선고 기일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OSEN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오명을 씻어낸 투수를 두산 베어스는 곧바로 불러들였다. 지각 연봉 계약이지만 지난 4개월 분에 급여에 대해서도 보전해주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영하(26)가 돌아온다.


두산 베어스는 31일 "우완투수 이영하와 1억 2000만 원에 2023시즌 연봉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봉 1억 6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삭감된 금액이다.


이영하는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기일에서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으로부터 최종판결 무죄를 선고받았다. 원고 측의 피해 주장이 일관되지 않아 유죄를 입증하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이유였다.


법원을 나서고 있는 이영하. /사진=OSEN
법원을 나서고 있는 이영하. /사진=OSEN

9개월 진실 공방, 이영하가 웃었다

2021년 2월 처음 불거진 학폭 논란.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1년 후배 조 모씨에게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을 한 혐의로 고교 동기생인 김대현(LG 트윈스)과 함께 법정에 섰다. 지난해 9월 21일 이후 6차례 공판이 열렸고 원고 조 모씨는 다양한 자신의 피해를 주장했다.


문제는 피해 주장이 일관되지 않다는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서 이영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은 재판부 입장에서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해당 시기에 이영하가 청소년 국가대표로 차출돼 원고와 함께 있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피해 진술이 공판 때마다 달라진 부분이 많다. 선후 관계가 일관되지 않았다"며 무죄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결심 공판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좋은 선배는 아니었지만 법정에 설 만큼 나쁜 행동을 하진 않았다"던 이영하의 말이 입증된 것이다.


두산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연봉 1억 2000만 원-4개월 분 보전의 의미

2019년 17승, 다승 2위에 오르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던 이영하는 태극마크까지 달며 날아올랐다. 2020년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이듬해 학폭 논란이 불거지는 등 악재 속에 내림세를 탔다. 지난해엔 6승 8패 평균자책점(ERA) 4.93으로 다소 아쉬움 성적을 낸 뒤 재판이 시작되기 한달 여전부터 1군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호주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며 홀로 몸을 만들어 온 이영하는 미계약 보류선수로 보류선수 수당만을 받아왔다. 이날 무죄판결이 난 뒤 이영하는 두산과 계약을 마쳤다. 연봉은 1억 2000만 원. 최근 2년 성적을 고려하면 적지 않아 보이는 금액. 두산이 여전히 이영하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안고 있다는 걸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악재를 털어냈고 착실히 몸을 만들었기에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프로야구에선 연봉을 비활동기간인 12월과 1월을 제외한 10개월로 나눠 지급한다. 이영하는 2월부터 5월까지 급여를 받지 못한 상황. 두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보전해 줄 것을 약속했다. 그동안 법정 공방을 벌이며 마음고생을 한 이영하에 대한 두산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팀에서 해주길 바라는 기대치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무죄 선고를 받고 취재진 앞에 선 이영하도 "시즌 준비를 완벽히 해야 되는 게 제 숙제"라며 "실전 감각을 빼면 괜찮다. 이 부분도 다른 투수들이 개막전을 앞뒀을 때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몸을 잘 만들었으니까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많이 힘들었을 투수진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앞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이영하. /사진=OSEN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앞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이영하. /사진=OSEN

이영하 "무죄는 다행, 그럼에도 미안한 마음"

무죄 선고를 받고 취재진 앞에 선 이영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을 계기로 많이 되돌아보고 생각해봤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9개월을 법정 공방으로 지쳐 있는 이영하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손해배상 청구 계획은 없다는 뜻을 전했다. "피해자라고 하는 친구가 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며 "나도 당시 투수 조장으로서 그런 것들을 더 케어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선 미안한 마음이 있다. 지금은 이렇게 됐지만 그때는 후배였다. 좋은 동생이었기에 그럴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나아가 학폭 이슈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학교폭력 이슈들이 많이 나온다. 직접 겪고 있지만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화"라며 "일방적인 폭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일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사람들에게 더 모범을 보이며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게 믿음을 거두지 않았던 이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믿고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와서 이야기해주신 분들도 있었다. 끝까지 믿어주신 우리 팀 형들과 동료들에게도 고맙다"며 "사실 이런 일이 있으면 편견을 갖고 볼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 없이 나를 믿어줘서 마음에 많은 힘이 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단장님과 사장님도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영하는 6월 1일부터 구단 공식 훈련에 참가하며 퓨처스(2군)리그에 등판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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