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정규시간에 승리를 챙기며 5년 만에 다시 한 번 한일전 결승이 성사됐다.
그러나 모든 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엄원상(24·울산 현대)이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엄원상은 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 선발 출장해 정우영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활약했으나 후반 17분 이브로힘할릴 율다셰프의 과격한 태클에 쓰러졌다. 통증을 참으며 뛰어보려 했지만 결국 교체아웃됐다.
빠른 스피드로 우즈베키스탄의 측면 붕괴 특명을 받고 정우영과 함께 사이드에 배치된 엄원상은 전반 초반부터 폭발적 스피드로 오른쪽 진영을 초토화시켰다. 전반 4분 프리킥에서 홍현석이 넘겨준 로빙 패스를 받은 엄원상은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정우영에게 완벽한 도움을 배달했다.
이후에도 가공할 스피드를 앞세운 엄원상으로 인해 상대 측면 수비진은 쉽게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실점 후에도 다시 추가골을 넣으며 2-1로 승기를 굳혀가던 후반 17분 사고나 발생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우즈벡 선수들이 점점 과격해졌고 엄원상이 희생양이 됐다.
이브로힘할릴은 돌파하는 엄원상을 향해 백태클을 가했다. 공은 전혀 닿지 않았고 엄원상의 발목을 걷어차는 모양이 됐다.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하던 엄원상은 잠시 피치에서 빠져나왔지만 의료팀 쪽에서 괜찮다는 신호가 나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잠시. 엄원상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결국 뛸 수 없다는 판단을 했고 벤치는 안재준과 교체를 택했다.
경기 후 황선호 감독은 "엄원상이 조금 부상이 있는 것 같다. 확인해봐야 한다. 나머지는 큰 부상은 아니다"라면서도 "엄원상은 체크를 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진 부상자 없이 잘 끌고 왔는데 부득이하게 부상자가 생겼다. 체크 후에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후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대기하고 있을 때 스태프에게 업힌 엄원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붕대는 감겨져 있지 않았으나 스스로 걸음을 옮기기 힘든 듯 스태프의 등에 의지해 대표팀 차량에 탑승해야 했다.
한일전을 앞둔 한국이 중요한 무기 하나를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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