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에서 돌아온 후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그가 아직은 한국으로 돌아온 생각은 없어보인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5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토론토와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3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전날(1-3 패)에 이어 2연패를 당한 토론토는 이로써 3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2016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7연패도 이어지게 됐다. 반면 미네소타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라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류현진은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토론토가 투수 12인으로 시리즈를 꾸려가기로 하면서 5번째 선발로 평가받은 류현진은 빠지게 됐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감독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해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토론토의 패배로 마감되면서 결국 류현진의 2023시즌은 마감되고 말았다.

지난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80억 원)에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4시즌 동안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2020년 60경기 단축 시즌에서는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다만 이후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2021년에는 개인 최다 타이인 14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4.37로 다소 높았다. 이어 지난해에는 6경기 등판 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아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올해 8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은 시즌 11경기에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강한 복귀를 알렸다. 비록 패스트볼 평균 구속(88.6마일)은 수술 전인 2021년(89.9마일)에 비해 줄었지만, 노련한 투구를 펼치며 선발투수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막바지 투구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올해 류현진은 첫 8번의 등판 중 타구에 다리를 맞고 조기 강판된 8월 8일 클리블랜드전(4이닝 무실점)을 제외하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2.93으로 준수했다. 하지만 마지막 3경기에서는 각각 4⅔이닝, 4⅓이닝, 3이닝 투구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 무대였던 1일 탬파베이전에서도 3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결국 가을야구에서 류현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미국 현지에서는 류현진이 다음 시즌에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의 2년 이상 계약 가능성을 점쳤다. 매체는 9월 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지만, 류현진이 만약에 현재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금전적으로 좋은 조건과 함께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매체인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류현진을 중간 로테이션 투수로 평가하며 "류현진이 2년을 넘는 계약을 받는 걸 상상하기란 어렵다. 나이나 부상 이력 등으로 인해 1년 계약이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1년 계약을 맺게 된다면 류현진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연봉을 지불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또다른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잔여시즌 동안 류현진이 계속 5이닝만을 소화한다면 5선발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다. 다년 계약이 보장될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 속에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KBO 리그 복귀를 결정한다면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로 가야 한다.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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