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레전드 제롬 로탕(45)이 '황금재능' 이강인(22)의 선발 출전을 적극 추천했다.
프랑스 르10스포르트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대표팀 출신 로탕이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에게 특별한 요청을 했다"며 "엔리케 감독은 지난 AC밀란(이탈리아)전에서 이강인에게 첫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선발 기회를 주지 않았다. 대신 비티냐를 선호했다. 하지만 로탕은 이강인이 더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로탕은 프랑스 RMC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이 비티냐(PSG 미드필더)보다 뛰어나다. 발기술이 좋다. 밀란전처럼 많은 경합이 있는 경기에선 볼을 지켜내야 한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로탕은 "이강인이 출전했을 때는 발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르10스포르트는 "로탕은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공격수로 활약했던 로탕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PSG 선수로 활약하며 총 139경기(10골)를 뛴 레전드였다. 국내축구팬들에게는 2003~2004시즌 AS모나코(프랑스)의 UCL 돌풍 주역으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로탕은 이전 소속팀 AS모나코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고, 파트리스 에브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루도비치 지울리 등과 함께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여 UCL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로탕은 PSG로 이적했다.
이강인의 소속팀 PSG는 지난 8일 UCL F조 조별리그 4차전 AC밀란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팀 센터백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이후 AC밀란 공격수 하파엘 레알, 올리비루 지루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역전패했다. 이로써 PSG는 2승 2패(승점 6)를 기록하고 조 선두에서 조 2위로 밀려났다. 16강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당시 이강인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는데, 짧은 출전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강인은 슈팅 1개와 드리블 돌파 1회씩을 기록했고 패스성공률은 96%를 찍었다. 불리한 신체조건 속에서도 공중볼 경합에서 한 차례 승리하는 등 투지까지 선보였다. 태클도 1회 가져가 수비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강인은 후반 44분 명장면을 연출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도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센스 넘치는 보디 페인팅으로 밀란 수비진을 흔들었고, 공간이 생기자 자신감 넘치는 왼발 슛을 날렸다. 하지만 이것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AC밀란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몸을 던지는 속도가 반박자 느렸다. 슈팅 방향이 조금만 옆으로 향했다면 골이 될 수도 있었다. 이강인도 아쉬웠는지 머리를 감싸쥐었다.
당시 프랑스 현지 언론들도 이강인의 폭풍활약을 놓고 선발로 뛰었어야 했다는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로탕과 의견이 비슷했다. 프랑스 PSG 리포트는 이강인이 골대를 맞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앞으로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통계매체들도 이강인에게 웬만한 PSG 선수들보다 높은 평점을 부여해 활약을 인정했다. 풋몹은 이강인에게 교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 7.0을 주었다. 교체로 뛰었던 PSG 공격수 곤살루 하무스는 평점 6.4, 미드필더 파비앙 루이스는 6.3, 수비수 노르디 무키엘레는 6.2를 기록했다. 오히려 이강인은 선발로 나섰던 팀 미드필더 비티냐(평점 6.4), 마누엘 우가르테(평점 6.0)보다도 더 좋은 평점을 얻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이강인에게 선발로 출전한 PSG 미드필더 3명보다 높은 평점 6.69를 매겼다. 소파스코어 역시 이강인은 PSG 선발로 출전한 미드필더보다 좋은 평점 7.2를 기록했다. 심지어 PSG 핵심 킬리안 음바페(평점 7.1)보다도 더 높았다.



이강인은 리그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주 연속 리그 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됐다. 프랑스 리그1 사무국은 지난 9일 2023~2024시즌 리그 11라운드 베스트11을 공개했다. 이강인은 4-3-3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지난 4일 몽펠리에와 홈경기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상대 골키퍼도 꼼짝 못한 환상적인 골이었다.
이강인을 포함해 PSG 선수들이 무려 7명이나 뽑혔다. 음바페를 비롯해 비티냐, 워렌 자이레 에메리, 노르디 무키엘레, 마르퀴뇨스, 아치라프 하키미도 리그 11라운드 베스트11에 포함됐다.
몽펠리에전이 끝난 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훌륭하다. 나는 이강인이 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마요르카(이상 스페인)에서 뛰었을 때도 알았다. 이강인을 PSG로 데려온 사람은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이다. 이강인은 훌륭한 영입이고, 캄포스 단장에게도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칭찬했다. 또 "이강인은 어리지만 어디에서나 뛸 수 있고 수비에서도 헌신적이다. 또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이강인은 완벽한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강인은 지난 10라운드 베스트11에도 들어갔다. 2주 연속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은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투아전에서 자로 잰 듯한 스루패스를 통해 리그 첫 어시스트를 가져갔다. 당시 이강인은 PSG 진영에서 공을 잡아 팀 역습을 이끌었는데, 폭풍 드리블 이후 최전방 공격수 음바페를 향해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킬패스를 찔러주었다. 이강인의 패스는 정확했고 음바페도 침착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이강인은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리그 10라운드 '이주의 팀'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 한 자리를 꿰찼다. 이는 포지션 별로 10라운드 평점이 가장 높은 선수들이 베스트11에 오르는 것이다. 당시 이강인은 평점 7.95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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