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극장 승리에 '라이벌' 일본도 놀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8강에 올라 호주와 맞붙는다.
이날 양 팀은 팽팽한 분위기 속에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사우디는 후반 시작 1분 만에 압둘라 라디프의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한국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극단적 수비 운영을 펼치는 사우디의 골문은 쉽사리 열지 못했다. 후반 초반 조규성과 황희찬을 교체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좀처럼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가 거의 다가온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이 기적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설영우의 헤더 패스를 조규성이 머리로 받아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탄 한국이 연장전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김민재, 이강인의 슈팅이 모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1, 2번 키커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3, 4번째 키커의 슈팅이 조현우의 선방에 연달아 막혔다. 이어 황희찬의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경기는 승부차기 4-2,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일본 매체들도 한국의 승리를 앞다퉈 보도했다. 일본 '풋볼존'은 이날 "한국이 지옥에서 부활했다. 교체 투입된 공격수 조규성이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게키사카'는 "기적의 코리아가 승부차기 혈투 끝에 사우디를 꺾었다. 8회 연속 8강에 진출이다"라고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 '사커매거진'은 "한국이 죽을 때까지 싸웠다. 인저리 타임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며 한국의 투혼을 칭찬했다.
사우디가 펼친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를 지적하기도 했다. 매체는 "사우디는 공이 아웃되고 경기가 중단될 때마다 '시간 끌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인저리 타임이 많아 큰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길어진 추가시간에 실점한 것이 아이러니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경기 초반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박에 고전했지만 후반 인저리 타임까지 끈질기게 버텨내며 승리를 챙겼다. 전체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준 경기였다"고 한국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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