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팬들의 분노가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 영국 현지에서 앙제 포스테코글루(60) 감독보다 더 많은 비판을 받는 건 회장이다.
영국 매체 'BBC'는 27일(한국시간) "토트넘 남쪽 스탠드에 팬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24년, 16명의 감독, 1개의 트로피,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며 "감독을 바꾸는 것으로만 토트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분노의 표적이 된 사람은 포스테코글루 감독보다 오히려 다니엘 레비 회장이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후 첫 강등 위험 구간까지 내몰렸다. 토트넘은 2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23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에 1-2로 패배하며 23경기 7승 3무 13패 승점 24, 18위 울버햄튼 원더러스(16점)와 불과 8점 차가 됐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 홈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분노를 쏟아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만 팬들의 분노 표적이 된 것은 아니다"라며 "토트넘 팬들은 레비 회장에 분명히 날 선 감정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지난 EPL 7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008년(9경기) 이후 가장 긴 무승 기록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복된 감독 경질 잔혹사에 단단히 뿔이 났다. 5년간 토트넘을 지휘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현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령탑은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우승 청부사로 통한 조세 무리뉴(현 페네르바체)와 안토니오 콘테도 우승컵 없이 토트넘 생활을 끝냈다. 올 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를 EPL 3위로 이끌고 있는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불과 4개월 만에 토트넘에서 경질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레스터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토트넘 지휘봉을 잡으면서 가장 원했던 건 구단을 통합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한 가지 목표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팬들이 지금 상황을 만족하지 못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다. 홈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의 한 팬은 지난 12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토트넘 팬들은 수년간 '레비 아웃'을 큰소리로 외쳤다. 토트넘이 우승하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리버풀처럼 빅클럽이 아니란 건 안다"며 "구단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레비 회장 퇴출이 목표다. 토트넘은 감독과 이사, 이사회 구성원까지 수차례 바꿨다. 레비 회장만은 계속 남아 있었다"라고 분통을 터트린 바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