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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닮은 이정후, 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길 바란다" 김하성 길러낸 1597승 명장의 진심 [스코츠데일 현장인터뷰]

"이치로 닮은 이정후, 하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길 바란다" 김하성 길러낸 1597승 명장의 진심 [스코츠데일 현장인터뷰]

발행 : 2025.02.22 19:08

수정 : 2025.02.23 10:32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운데)가 첫 라이브 배팅에서 멜빈 감독(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수의 구질을 살피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운데)가 첫 라이브 배팅에서 멜빈 감독(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수의 구질을 살피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밥 멜빈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밥 멜빈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4년 연속 한국인 제자를 두게 된 밥 멜빈(6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이정후(27)에게 진심 어린 한 마디를 건넸다.


샌프란시스코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5시즌의 문을 연다. 이 경기에서 이정후는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을 확정했다.


22일 훈련 후 만난 이정후는 "멜빈 감독님께서 '내일 어쩌고 싶냐?'고 했고, 난 '나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많은 경기에 나가서 빠르게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할 것 같았다. 원정인 건 중요하지 않았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타순은 중요하지 않다. 오랜만에 경기해서 좀 설레는 부분도 있고 일단은 최대한 실전 감각을 되찾는 것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5시즌을 향한 빅리그 2년 차 이정후의 각오는 남다르다. 데뷔 시즌을 부상으로 3개월도 채 뛰지 못한 탓이다.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25억 원)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는 지난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수비 도중 중앙 담장과 부딪혀 왼쪽 어깨 탈구 진단을 받은 것. 고민 끝에 지난해 6월 5일 어깨 수술을 받았고, 데뷔 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로 마무리했다.


무언갈 보여줘야 할 시기에 일찍 시즌을 끝낸 만큼 아직 이정후에 대한 시선은 데뷔 전과 다를 게 없다. "37경기 만에 어깨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이정후는 그다지 인상적인 선수는 아니었다"라고 혹평하며 F 학점을 매긴 블리처 리포트 같은 매체도 있는가 하면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9.6%의 헛스윙률(Whiff %)과 8.2%의 낮은 삼진율(K %)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인 면을 찾은 MLB.com 같은 매체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맨 왼쪽)가 타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맨 왼쪽)가 타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마지막 훈련을 가졌다.  이정후가 스프링 캠프 최종 훈련을 마친 후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마지막 훈련을 가졌다. 이정후가 스프링 캠프 최종 훈련을 마친 후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이정후를 향한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믿음은 굳건하다. 특히 이미 스즈키 이치로(52),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 등 숱한 아시아 메이저리거를 길러낸 멜빈 감독은 여전히 이정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멜빈 감독은 21일 "지도자 커리어에서 직접 본 선수 중 이정후가 어떤 선수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스타뉴스의 질의에 "쉽게 비교하기 어려운 선수이지만, 이정후는 몇 가지 면에서 이치로와 비슷한 점이 있다(there's some things he does that like ichiro). 그는 배트 컨트롤이 뛰어나고 외야 수비가 안정적이며 주력도 좋은 선수다(he's got great bat skills and plays a good outfield and runs pretty well). 물론 이치로는 굉장한 선수였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건 정후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 "이정후가 어떤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는 "이정후 자신만의 길을 가길 바란다(this is who you need to become just be yourself). 이정후는 이미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he's pretty unique),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너무 큰 기대를 짊어지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뛰어난 재능이 있으니 (본인의 장점을 살려가면서) 그답게 성장했으면 좋겠다(And there's an extreme talent level and it just continues to develop.)"고 미소 지었다.


샌디에이고 시절 밥 멜빈(맨 왼쪽) 감독과 김하성(가운데).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 시절 밥 멜빈(맨 왼쪽) 감독과 김하성(가운데).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밥 멜빈 감독이 훈련에 앞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밥 멜빈 감독이 훈련에 앞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멜빈 감독은 2003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5~200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011~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22~2023년)를 거쳐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부임해 통산 3104경기에서 1597승(1507승)을 거둔 명장이다. 3번의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는데 특히 아시아 메이저리거 선수들과 교감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김하성도 멜빈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골드글러브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멜빈 감독 영입 당시,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멜빈 감독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시애틀에서 이치로와 우정을 유지했고 샌디에이고에서 다르빗슈 유와도 잘 어울렸다. 또 지난 두 시즌 동안 김하성과 탄탄한 관계를 맺었는데 김하성은 이정후의 전 직장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였다. 김하성은 그를 주전 선수로 대했던 멜빈 감독의 지도 아래서 기량을 꽃피웠다"고 아시아 선수들과 유대감에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선수들을 이해하고 적응과 성장을 기다리는 덕장(德將)의 리더십은 현재진행형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지난 14일 훈련 전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정말 이정후를 그리워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와 함께한 기록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이정후의 한계가 더욱 높은 수준에 있다고 믿는다. 그는 아직 젊다. 올해 복귀해 좋은 경기를 하고 싶은 동기 부여도 매우 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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