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연속 외국인 2선발 투수를 중도 교체했던 NC 다이노스. 에이스를 기대하고 데려온 로건 앨런(28)이 구속 저하를 안고 시범경기에 들어가게 됐다.
로건은 지난해 말 NC가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4800만 원, 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를 주고 영입한 좌완투수다.
로건은 한때 메이저리그 상위권 유망주로 주목받은 선수다. 그는 2015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8라운드 지명받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후 마이너리그에서 단계를 거쳐 2019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선정한 유망주 순위에서 빅리그 전체 74위에 올랐다.
2019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로건은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이적한 후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치며 지난 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45경기(선발 15경기) 124⅓이닝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5선발이나 대체선발, 롱릴리프로 뛰었다.

로건의 장점은 다양한 구종과 까다로운 투구폼에 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로 빠르지는 않지만,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에 커터,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까지 6개 구종을 던질 수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로건의 투구폼은 크로스 동작으로, 좌타자에게는 까다로울 것이다"고 분석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마운드 위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투수로 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이다"라고 기대했다.
NC는 로건에 앞서 우완 강속구 투수 라일리 톰슨(29)도 영입했다. 하지만 총액 90만 달러인 라일리보다 로건의 몸값이 높았다. 또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라일리보다 보여준 것도 많았다. 애초에 라일리는 지난해 1선발이었던 카일 하트(현 샌디에이고)와 짝을 이룰 2선발로 데려왔기에 기대치도 달랐다. 이에 스카우트에서는 로건, 코치진은 라일리를 1선발로 예상했다.
그런데 미국 애리조나와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로건은 불펜피칭 당시 구속이 140㎞도 나오지 않는 모습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달 25일 첫 실전 등판인 푸방 가디언스전에서 2이닝 2실점, 3일 중신 브라더스전에서 3이닝 1실점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으나, 2번째 등판인 중신전에서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0㎞로 다소 낮았다.
반면 라일리는 지난달 27일 중신과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53㎞의 빠른 볼을 던지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원래도 좌완 팔색조인 로건과 우완 정통파인 라일리의 구속 차이는 있었지만, 로건은 어느 정도 기대한 수준까지도 아직 오르지 못했다.

로건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빠른 볼을 던진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본인의 장점인 다양한 구종 구사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어느 정도의 구속까지는 나와야 한다. 결국 개막(3월 22일)까지 얼마나 구속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로건의 구속 저하가 일시적이거나, 시즌을 치르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추세가 쭉 간다면 NC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2022시즌부터 3년 연속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바꿨던 NC였기에 더욱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로건 본인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난 마운드에서 굉장히 공격적이고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커터, 슬라이더, 벌컨 체인지업, 커브 등 6가지 구종을 던진다. 많은 구종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며 "KBO 타자들이 미국과 달리 끈질긴 점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변화구 구종이 많기 때문에 땅볼과 뜬공을 많이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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