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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논란' 지운 박정권 2군 감독 "가을야구 실패는 1승 차이, 1·2승은 퓨처스에서 만들 수 있다"

발행: 2025.01.28 14:37
안호근 기자
박정권 SSG 랜더스 퓨처스 신임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27일 선수단과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박정권 SSG 랜더스 퓨처스 신임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27일 선수단과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정권 SSG 랜더스 퓨처스 신임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27일 선수단과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정권 SSG 퓨처스 신임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박정권 SSG 퓨처스 신임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정권 SSG 퓨처스 신임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작년에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1승 차이였다. 1승, 2승은 퓨처스에서 만들 수 있다."


박정권(44) 신임 SSG 랜더스 퓨처스 감독은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지도자로서 다시 찾은 '가을사나이'는 팀의 가을 복귀를 위해 각오를 다졌다.


SSG는 27일 "박정권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정태(56) 퓨처스 감독이 과거 음주운전 논란 등으로 인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자진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SSG는 발 빠르게 대체자를 물색했고 팀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정권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급한 불을 껐다.


SSG는 신임 박 감독이 리더로서 역량을 갖추면서도 구단과 꾸준히 소통을 해온 점 그리고 팀의 육성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부분에 주목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퓨처스에서의 선수와 타격 코치로서 구단의 육성 환경 및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특히 팀의 퓨처스 선수들에 대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부분을 강점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단은 박 감독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대표적인 원클럽맨이자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선수시절 기본기와 근성의 플레이를 보여줬고, 팀 주장 및 퓨처스 코치를 맡았을 때도 리더로서 프로의식을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보여준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SSG 퓨처스 감독에서 자진 사퇴한 박정태.SSG 퓨처스 감독에서 자진 사퇴한 박정태.
SSG 퓨처스 감독에서 자진 사퇴한 박정태.

SSG는 박 감독이 보유한 특유의 친화력과 개방적인 마인드로 MZ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유망주 성장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정권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13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을 기록했으며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11개와 2010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기록하는 등 가을에 유독 강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며 '가을사나이'로 불렸다. SSG의 전신인 SK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뒤 은퇴한 그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팀 퓨처스 및 1군 타격코치를 역임했고 2024년엔 MBC스포츠플러스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갑작스럽게 퓨처스 감독 제안을 받게 된 그는 짧은 고민과 함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박 신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처음 김재현 단장님이 연락을 주셨을 때는 일상적인 안부 전화로 알았다. 따로 단장님과 식사자리를 갖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퓨처스 감독직 말씀을 하셨다"며 "제안을 주셔서 감사했고 놀라움 반, 부담 반이었다. 팀 상황상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지만 다음날 바로 잘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부담감을 최대한 빨리 떨쳐내고 선수들과 함께 캠프전까지 팀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선뜻 복귀를 축하해주시고 양해해 주신 MBC 스포츠플러스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년 동안 팀을 떠나있었지만 전혀 새로울 게 없는 팀이다. "27일 집에서 강화로 출발할 때 1년 만에 오는 길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조금 긴장도 됐었고 부담감도 있지만, 오전 미팅과 선수단 훈련을 소화하고 나니 긴장과 부담감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SSG 전신 SK에서 맹활약하던 박정권 퓨처스 신임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정권 SSG 퓨처스 신임 감독이 27일 퓨처스 훈련장을 찾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훈련장 도착 후엔 코치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나눴는데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모두 아는 코치님이시고, 선배님도 계시기 때문에 직접 찾아 다녔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나경민 코치도 야구장에서 봤었고, 정진식 코치님도 코치 시절 스승처럼 모시던 분이시다"며 "윤요섭, 배영수 코치도 현역 때 같이 선수 생활을 했고 이영욱 코치님도 SK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다. 류택현 코치님도 동국대 선배이시다. 낯설거나 어색한 건 없고, 나만 빨리 적응하고 중심을 잘 잡으면 잘될 것 같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건 팀의 방향성이다. 이숭용 1군 감독과의 소통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다. 박 감독은 "전화를 드렸었다. 축하해 주셨고, 잘 부탁한다고 말씀 주셨다. 또 퓨처스에서 투수와 야수 가릴 것 없이 준비를 잘해달라고 말씀 주셨다"며 "캠프 종료까지 일정상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수시로 연락드리면서 캠프부터 전투태세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선수 때와 코치, 그리고 퓨처스 감독으로서의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야구해설을 통해 야구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해설을 준비하면서 감독과 코치 성향, 투수 분석과 교체 시점, 경기 운영 측면까지 보게 됐다"며 "타격 코치 때는 타자에게 밀착하는 직업이니 시야가 넓지 못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과거와는 전혀 다른 야구가 보이더라. 해설이라는 과정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개인적으로 투수, 타격, 트레이닝 파트가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수비 파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 있는 선수는 결국 1군에 올라가야 한다. 1군에서 경험을 해야 하는 선수들인데 수비가 불안정하면 기회가 한정적이게 된다"며 "타격은 컨디션에 따라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지만, 수비는 훈련을 통해 성장하고 또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부분이다. 퓨처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1군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 수비가 뒷받침돼야 하고 수비는 본인이 많이 해보면서 느끼는 수밖에 없다. 수비는 모든 타구가 다르고 상황마다 다른 스텝과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이 먼저 반응하고 기억해야 한다. 수비 훈련량이 많아지면 선수들의 부담도 커지지만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이 부분을 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권 SSG 퓨처스 신임 감독이 선수단 훈련을 돕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부임 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진 그는 "선수들에게는 '자신에게는 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나 경기에서 질 수 있지만, 본인을 포기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싶고 작은 부분부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야구를 대하는 태도이다. 첫인상은 10초 안에 결정되지만, 그 첫인상을 뒤집으려면 40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년 동안 밖에서 지켜보며 친정팀을 더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손시헌 (전 퓨처스) 감독님이 지난해 잘 지도하셨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추가할 부분은 추가하고, 유지할 부분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아무래도 1군 주전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퓨처스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고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오는 데 퓨처스 선수들은 경험을 계속해서 쌓을 수 없으니 훈련량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다. 최근 SSG가 계속해서 훈련량을 늘리고 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다. 팀들 모두 사정이 다르지만 지금 SSG 상황에서는 이 방향성이 맞는 것 같다"고 고강도 훈련을 예고했다.


SSG는 팀 리모델링을 강조하며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퓨처스 팀의 역할도 무겁다. 박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일단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선수들을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윽박지르기보단, 선수들과 일종의 '밀당'을 하면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끔 할 계획"이라며 "퓨처스에는 극과극의 상황이 많다 보니 열심히 하다 가도 순간 자포자기할 수 있다. 퓨처스가 튼튼해야 1군도 받쳐 줄 수 있기에 선수들이 훈련량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사람의 마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뜨거운 사랑을 보내줬던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1년 만에 복귀하게 돼 감사드리고, 또 이렇게 환영해 주신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작년에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1승 차이였다. 1승, 2승은 퓨처스에서 만들 수 있고 후반에 가면 그 1승, 2승이 매우 중요하다"며 "올해 초반부터 1군이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캠프부터 차질 없이 준비해 1군에 보탬이 되겠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유망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활짝 미소짓고 있는 박정권 SSG 퓨처스 신임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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