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좌완마저 1년만에 구속 5㎞↑... KIA가 이래서 좌완왕국 [★투손]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19 12:06
최지민./사진=김동윤 기자 최지민./사진=김동윤 기자
최근 KIA 타이거즈에는 KBO 타 구단이 부러워할 만한 사실이 하나 있다. 구하기 힘들다는 토종 좌완 투수로만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머릿수만 채운 것이 아니라 경쟁력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어서 의미가 있다. 후보군 모두 1차 지명 혹은 1라운드 지명 선수로 잠재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KBO리그 역대 투수 중 통산 다승 3위(159), 이닝 6위(2161⅓), 탈삼진 2위(1814)에 빛나는 양현종(35·2007년 2차 1R)이 선두에 있고 2021년 KBO리그 신인왕 이의리(21·2021년 1차 지명)가 그 뒤를 잇는다. 두 사람은 최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현재는 KIA 스프링캠프를 떠나 있는 상태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며 선발 후보로 급부상한 유망주도 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영점을 잡고 퓨처스리그 16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5, 85⅓이닝 94탈삼진을 기록한 김기훈(23·2019년 1차 지명)과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2번으로 지명된 윤영철(19·2023년 1차 2R)이 그들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19일 대표팀과 경기에 김기훈과 윤영철이 차례로 나선다"면서 "(양현종, 이의리가 WBC를 다녀온 후 컨디션을 찾는 동안) 외국인 선수 두 명과 임기영, 김기훈, 윤영철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첫 구상이 나온 가운데 저 뒤편에서 조용히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꿈꾸는 좌완 투수가 하나 더 있다. 무명의 강릉고를 2차례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끈 전국구 에이스 최지민(20)이다. 최지민은 강릉고 시절 평균 시속 130㎞, 최고 143㎞의 느린 구속에도 다양한 변화구, 뛰어난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으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KIA의 선택을 받았다.

왼쪽부터 양현종, 이의리, 김기훈, 윤영철./사진=KIA 타이거즈 왼쪽부터 양현종, 이의리, 김기훈, 윤영철./사진=KIA 타이거즈



스카우트들로부터 구속이 조금 더 붙으면 에이스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았으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지민은 해냈다. 이번 겨울 질롱 코리아로 파견돼 호주야구리그(ABL)를 경험한 그는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을 뿌리며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빠른 공이 장착되자 성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ABL 17경기 동안 승패 없이 3홀드 평균자책점 1.47, 18⅓이닝 19탈삼진을 기록하며 질롱 코리아의 불펜 에이스로 활약했다.

KIA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지민은 "내겐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오락가락하는 스트라이크 존이나 난데없는 보크 판정 등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한국에서는 억울한 판정이 있어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또 매 경기 KBO 외국인 타자를 상대하는 느낌이라 (성과가 동반되면서) 내 피칭에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호주행을 추천해주신 단장님, 팀장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년 만에 구속을 5㎞ 늘린 최지민의 목표는 꾸준히 144㎞ 이상을 던지는 것이다. 여기에 손정욱(33) 질롱코리아 투수코치, 장재영(21·키움), 김진욱(21·롯데)에게 사사한 커브를 투구 레퍼토리에 새로 추가하면서 선발 투수가 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현재로선 양현종, 이의리, 김기훈, 윤영철에 이은 5번째 좌완 선발 후보에 불과하지만, 구속이 붙은 최지민은 차기 좌완 에이스 도전장을 내밀기에 손색이 없다. KIA가 좌완 왕국이라 불리는 이유가 이래서다.

최지민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선발을 해보고 싶다. 하지만 감독님도 불펜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 같고 나도 아직까지는 어느 자리든 1군에서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을 아끼면서 "호주에서 경험해 온 것을 캠프 때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들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한국 가서도 좀 자신감 잃지 않고 꾸준히 잘 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최지민./사진=KIA 타이거즈 최지민./사진=KIA 타이거즈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