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왜 이리 좋아졌냐" KIA 캠프도 깜놀... 호주서 '좌타 전설' 괴롭힌 보람있네 [★투손]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22 20:26
KIA 김규성./사진=김동윤 기자 KIA 김규성./사진=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26)이 호주서 이병규(49) 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를 괴롭힌 보람을 톡톡히 보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이번 KIA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눈에 띄게 기량이 늘어서 온 선수로 타자에선 김규성, 투수에선 최지민(20)을 꼽았다. 두 사람 모두 이번 겨울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야구리그(ABL)를 경험한 선수들이다. 특히 김규성은 KIA로선 기대치 않았던 수확이다.

당초 호주에 갈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김도영(20)의 부상으로 대신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그곳에서 27경기 타율 0.281, 3홈런 13타점 14득점 7도루, OPS 0.764를 기록했다. 20경기 이상 뛴 팀 내 야수 중 4번째로 좋은 OPS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6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규성은 프로 7년 차가 된 지난해까지도 '수비는 괜찮으나, 타격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1군 통산 타율 0.173, OPS 0.487에 불과한 성적이 이를 뒷받침했다. 한편으로는 군더더기 없는 스윙폼을 갖고 있어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는 시선도 있었다. 다만 오랜 기간 좋지 않은 성적으로 위축돼 있었고 그 점을 2022~2023시즌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맡고 있던 이병규 수석코치가 알아봤다.

김규성은 "호주에서 처음 시합에 나갔을 때 삼진 4개를 당했다. 그래서 그다음 연습 때 감독님께 직접 찾아가 타석에서의 내 모습에 대해 물으니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바로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은 '타석에서 네가 어떤 공을 칠지 선택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긴가민가하는 자세가 보인다'고 했다. 조언 이후 호주에서는 (내가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에 왔다 싶으면 공을 적극적으로 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도 나오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덧붙였다.

2022~2023 질롱코리아 감독을 맡았던 이병규 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사진=질롱 코리아 제공(ABL_SMPimages) 2022~2023 질롱코리아 감독을 맡았던 이병규 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사진=질롱 코리아 제공(ABL_SMPimages)



현역 시절 KBO 최고의 배드볼히터로 불렸던 이병규 코치다운 조언이었다. 이 코치는 자신이 치고 싶은 공에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KBO 통산 타율 0.311, 161홈런 972타점, OPS 0.818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KBO리그 40주년 레전드 40인에서 최고의 좌타자 전설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기술적인 세세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규성은 "내가 타격할 때 상체만 활용하는 부분이 있었다. 손장난도 심해서 공이 제대로 맞아도 타구가 잘 나가다가도 툭 떨어지곤 했다. 하지만 이 코치님으로부터 하체 쓰는 방법을 많이 배웠고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있을 때 가르쳐주셨는데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래서 코치님께 많이 다가가서 따로 물어보고 또 배웠다. 그렇게 배운 것을 훈련이 끝나고 실내 연습장에 따로 남아서 방망이를 휘두르곤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코치에게 끈질기게 매달린 끝에 자신감을 얻은 김규성의 방망이는 KIA 스프링캠프에서도 여전히 뜨겁다. 현재 방을 함께 쓰고 있는 이창진을 비롯해 KIA 선수들은 하나같이 "(김)규성이 너 방망이가 왜 이렇게 좋아졌냐, 되게 좋아졌다"고 깜짝 놀란다. 현재로서는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에 불과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안정적인 선수인 만큼 타격 성적까지 동반된다면 주전이 될 수 있다.

김규성은 "캠프에서 타격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지만, 수비도 챙기려 한다. 수비에서는 여유 있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김)선빈이 형, (박)찬호 형, (류)지혁이 형 모두 공을 확실히 잡고 다음 플레이를 하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전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있다. 하지만 일단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부상 없이 매 시합, 팬분들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규성./사진=KIA 타이거즈 김규성./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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