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향한 '전 국대 2루수' 자기반성 "내가 낄 자리 아니다" [애리조나 인터뷰]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22 13:45
박민우./사진=NC 다이노스 박민우./사진=NC 다이노스
과거 3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던 박민우(30)가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박민우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메인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가 취소된 후 "태극마크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기본적으로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가는 곳이다. 나는 최근에 잘하지 못했고 그래서 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내 가슴 속에 그 꿈을 품고만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2~3년 전만 해도 국가대표 2루수 명단에 박민우가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무려 타율 0.714(7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도 무난히 승선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스스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 사이 2루는 그 어느 포지션보다 치열한 별들의 전쟁이 됐다. 유틸리티로 활약하던 김혜성(키움)이 주전으로 발돋움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정은원(한화)은 선구안을 무기로 차세대 국가대표 2루수 후보로 떠올랐다. 여기에 이번 WBC에서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라는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가세하면서 어지간한 성적으로는 명함도 못 내밀게 됐다.

박민우도 이전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징계를 소화하고 돌아온 지난해 104경기 타율 0.267, 4홈런 38타점 21도루, OPS 0.710을 기록했고 이번 대표팀에서는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그는 "(메이저리거인) 김하성과 에드먼은 모든 국제대회에 나올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닌데 WBC는 가능하다. 그런 선수들이 나오니 더더욱 내가 낄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봤을 때 (지금의) 난 그 선수들처럼 하지 못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대표팀은 야구를 잘해야 가는 곳이다. 나는 일단 먼저 야구를 잘하려 한다. 그러고 난 뒤에 감사하게도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경쟁자 이전에 한 사람의 야구인이었다. 이정후(키움) 등 많은 선수가 이번 WBC를 앞두고 그랬던 것처럼 박민우 역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선전에 많은 것을 느꼈다.

박민우는 "그렇지만 진짜 열심히 이번 WBC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 때 축구대표팀이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야구도 올해 WBC에서 다시 한번 그런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많은 팬분이 또다시 야구를 좋아해 주시고 야구장을 찾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에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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