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다닌 병원이 없다" 2년의 재활... LG 함덕주 얼굴에서 걱정이 사라졌다 [★애리조나 인터뷰]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24 16:13
함덕주./사진=LG 트윈스 함덕주./사진=LG 트윈스
LG 트윈스 좌완 함덕주(28)의 얼굴에서 걱정이 사라졌다. 건강해진 몸으로 새롭게 다시 뛴다는 의지뿐이다.

함덕주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콤플렉스에서 첫 라이브 피칭을 마쳤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30개의 공을 던지면서 구속은 최고 시속 140㎞, 평균 137㎞가 나왔다. 라이브 피칭 후 그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던졌을 때 아픈 곳이 없어서 만족한다"고 미소 지었다.


LG의 어느 누구보다 건강 이슈로 힘들었던 것이 함덕주다. LG는 2021시즌 직전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양석환(32)과 남호(23)를 내주고 함덕주와 채지선(28)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에 부족했던 좌완 선발의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진행한 트레이드였으나, 지난 2년간 29경기 33⅔이닝 출장에 그쳤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첫해는 통풍으로 고생했고 시즌 후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2년 차인 지난해도 계속된 팔꿈치 부상으로 5월 이후 1군에서 종적을 감췄다.

함덕주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왜 아플까'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해야 안 아플까'라는 생각에 좌절도 많이 했다"면서 "서울에 팔꿈치와 관련된 웬만한 병원은 다 가봤다. (진료를) 잘 보신다는 선생님이 있는 병원 중엔 안 다닌 곳이 없다. 병원도 많이 갔고 도핑 위험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좋다는 주사는 다 찾아서 맞아봤다"고 힘들었던 지난 2년을 돌아봤다.


다행히 그는 복 받은 사람이었다. 모두가 발 벗고 나서서 재활을 도왔다. 함덕주는 "통증이 올 때마다 병원을 가면 선생님들이 고민을 함께 해주셨다. 주변 지인들과 LG 코치님들과 트레이너 파트분들은 재활에 도움 되는 제품도 많이 찾아봐 주시고 또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네가 아파서 지금 이렇지, 안 아프면 잘했을 거야'라고 많은 격려를 해주셨다. 사실 2년간 1군에서 많이 못 던진 투수에게 그런 말은 해주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나를 믿어준 것 같아 정말 고맙고 힘이 됐다. 그때의 힘듦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더 밝게 지낼 수 있는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LG 함덕주./사진=김동윤 기자 LG 함덕주./사진=김동윤 기자


계기는 염경엽 감독 부임 후 치러진 지난해 마무리캠프였다. 함덕주는 "감독님, 코치님이 새로 오시고 마무리캠프에서 함께 안 좋았을 때, 아팠을 때의 영상을 보고 달라진 점을 찾았다. 이후 다시 던지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통증 없이 잘 던지고 있다"면서 "정말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오프시즌 때 쉬는 날을 줄이고 매일 구장에 나가 코치님,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난해는 너무 잘하려고 욕심을 냈던 것이 부상으로 이어진 것 같아 올해는 쉴 때 확실히 쉬고, 할 때 열심히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부상 걱정을 지운 함덕주의 모습은 사령탑의 눈에도 들어왔다. 염 감독은 "(함)덕주가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고 미소 지으면서 "올해 덕주와 (이)우찬이가 중간에서 얼마나 잘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함덕주도 "감독님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요즘은 매일매일이 재미있다. 최근 몇 년은 뭐만 하면 아프지 않을까 조마조마했고 캐치볼할 때 조금이라도 통증이 있으면 하루가 힘들까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그런 통증도 없고 형, 동생들과 어울리며 운동 끝나고 다같이 웃고 떠드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좋다"고 활짝 웃었다.

과거 직구, 체인지업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으로 활약하며 3차례 태극마크도 달았던 함덕주다. 그가 전성기급 구위를 보여준다면 LG에는 필승 카드가 하나 더 생긴다. 선수 본인에게도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풀타임을 뛰면 올 시즌 후 함덕주는 FA가 된다. 하지만 그는 FA에 앞서 LG의 우승을 이야기했다.

함덕주는 "2년 공백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1군에서 풀타임을 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이제는 안다. 성적이 좋아야 풀타임도 할 수 있기에 무조건 한 시즌을 끝까지 뛰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기다려준 LG팬들에게는 "이제 LG서 3년 차인데 올해는 정말 안 아프고 잘해서 팬분들을 시즌 끝까지 웃게 하고 싶다. 우승하면 다음 스프링캠프까지는 우승팀으로 불릴 수 있다. 그런 만큼 다음 오프시즌은 더 밝은 분위기에서 캠프를 맞이할 수 있게 하고 싶다. 팬분들께는 그게 가장 좋은 선물일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