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처럼 날뛰어보겠다" 야생마 떠난 빈자리, 광토마가 채운다 [★스코츠데일 인터뷰]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26 15:43
키움 이형종./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이형종./사진=김동윤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야생마'였지만, 야시엘 푸이그(33·키움 히어로즈)의 실력 하나는 확실했었다.


지난해 푸이그는 KBO 첫해 126경기 타율 0.277(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65득점, 출루율 0.368 장타율 0.474 OPS 0.841을 기록했다. 적응을 마친 후반기부터는 타율 0.316, 12홈런, OPS 0.962로 이정후(25)와 함께 리그를 폭격했다. 그의 2022시즌 후반기 성적은 리그 최고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34·삼성 라이온즈)보다 뛰어난 것이었다.

키움도 팀에 녹아들고 차츰 리그에 적응하는 푸이그와 연장계약할 뜻이 있었으나, 또 한 번 과거 논란이 불거지며 재계약을 포기했다. 강한 어깨를 가진 20홈런 외야수를 찾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의외로 그 공백은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빠르게 채워졌다. 2022시즌을 끝으로 폐지되는 퓨처스리그 FA 시장에 '광토마' 이형종(34)이 나왔고, 4년 총액 20억 원의 다년 계약을 과감히 안겨주고 데려왔다.


이형종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서 "계약할 때 화끈했다. 한 방에 끝났다. 그런 모습에서 키움이 '나를 이 정도로 생각하고 필요로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래서 내가 마음을 빨리 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형종은 스프링캠프에서 우익수로만 90% 이상 훈련에 나서며, 사실상 푸이그의 빈자리를 대체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블 포지션을 선호하는 구단 방침과도 약간 다른 상황. 그에게는 이러한 배려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형종은 "1루로 뛰어도 상관없다. 3~4년 지나면 1루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다른 포지션을 준비해놓으면 야구선수로서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우익수가 공 보기 편한 것은 사실이다. 일단은 우익수로 나간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 이형종. 키움 이형종.



한때 천재라 불리던 선수인 만큼 지난해 푸이그를 대체하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형종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투수로 시작했지만, 2016년부터 타자로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자로서 통산 624경기 타율 0.281(1936타수 544안타) 63홈런 254타점 28도루, 출루율 0.359 장타율 0.438 OPS 0.796으로 늦게 전향한 선수답지 않게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마침 선수 본인도 푸이그와 엇비슷한 성적을 목표로 잡았다. 이형종은 "LG 시절보다 모든 면에서 최대한 뛰어넘는 것이 목표다. 경기 수도 그렇고 타율, 안타, 타점, 득점, 홈런 등 공격 지표가 7개 있다면 그중 4개 이상은 커리어하이에 도전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의 커리어하이는 대체로 2018년이 꼽힌다. 그해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437타수 138안타) 13홈런 42타점 83득점 6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67 OPS 0.844를 기록하며 천재의 부활을 알렸다. 적은 경기 수이긴 했지만, 2020년에는 81경기에서 장타율 0.547로 17홈런을 뽑아내며 거포로서 잠재력도 보여준 바 있다.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룬다면 키움은 푸이그를 완벽히 잊을 수 있다.

이적생의 각오는 정말 남다르다. 이형종은 "야구팬, 현재 구단(키움), 전 구단(LG) 등 모든 분들에게 이형종은 이만큼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키움이 기량만 증명한다면 원 없이 나갈 수 있는 팀이기에 고른 것도 있다. 날 풀어주면 정말 미친개처럼 한번 날뛰어보겠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열의를 보였다.

키움 이형종. 키움 이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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