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부족한 투수는 2사에 투입" 이강철 감독, WBC 승부치기룰에 난색 [★투손 현장]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16 07:12
이강철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김동윤 기자 이강철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김동윤 기자
이강철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시행될 승부치기 룰에 난색을 표현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키노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2023 WBC 대비 첫 훈련에 임했다. 추운 날씨와 강풍을 피해 오전 11시에 시작된 훈련은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내야 수비 훈련에서는 외야수 김현수(35·LG)가 1루에서 잠깐 공을 받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훈련을 두고 이강철 감독은 "혹시 승부차기에 들어가면 (박)병호, (강)백호 타석이 될지, 병호, 백호가 주자가 돼 빠른 선수로 교체해야 할 선수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시켜보니 잘하더라. (박)해민이도 다음 턴부턴 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큰 고민은 따로 있었다. WBC 승부치기는 무사 상황에 2루 주자를 놓고 시작하는 메이저리그와 규칙이 동일하다. 여기에 한 투수가 등판하면 최소한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규칙, 투구 수 제한 규칙과 맞물리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번 대회에서 투수는 조별리그 65구, 8강전 80구, 준결승과 결승전은 각각 95구씩 경기당 투구 수 제한이 있다. 한 경기에 5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4일, 30~49개를 던지면 1일, 2일 연속 던지면 1일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승부치기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후공이 좋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는 나중에 말하겠지만,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번트를 기본적으로 생각하라고 주문할 것이다. 또 타선과 투수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변수는 한 투수가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제일 머리 아프다. (최악의 경우 승부치기 상황에서) 볼넷 3개만 던지면 경기는 끝난다. 게다가 투구 수가 일정 이상 넘게 되면 다음 날 쓰지도 못해 제구가 부족한 투수는 1사나 2사에 투입할까 고민 중"이라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재차 "이게 엄청난 변수"라고 강조한 이강철 감독은 "투수를 한 번 올렸는데 (자칫하단) 점수 다 줄 때까지 마운드에 둬야하는 거다. 승부치기가 그래서 더 어려울 것 같다. 다음 주에 투수들을 올릴 때 제구도 아웃 카운트도 고려하려 한다. 1사나 2사에 한두 타자 상대로 끝내면 다음 이닝부터는 언제든 상관 없이 교체가 가능하니 2사에 한 타자만 잡고 내려오게 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정말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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