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술판 파문' 김광현-이용찬-정철원 나란히 사과, "女접대부 결코 없었다" 항변 (종합)

양정웅 기자  |  2023.06.01 18:00
1일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고개를 숙인 김광현-이용찬-정철원(왼쪽부터). /사진=OSEN 1일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고개를 숙인 김광현-이용찬-정철원(왼쪽부터). /사진=OSEN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대회 도중 음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자로 지목된 김광현(35·SSG 랜더스), 이용찬(34·NC 다이노스), 정철원(24·두산 베어스)이 반성의 뜻을 밝혔다.


김광현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이용찬과 정철원은 같은 날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전(우천 취소)에서 각각 최근 보도로 알려진 음주 사건에 대해 구단을 통해 사과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달 30일 "한 유튜브 채널 방송을 토대로 추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각 구단에서 선발 에이스나 불펜 에이스로 활약하는 정상급 투수 3명이 지난 3월 8일 밤부터 11일 새벽까지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술집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선수들의 실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구계에서는 특정 선수들의 이름이 언급됐다. 그리고 세 선수가 1일 경기 전 미디어 앞에 드러나면서 실명이 알려지게 됐다.





김광현 "베테랑으로서 생각 짧았고,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해 후회 중"





SSG 김광현이 1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김광현이 1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광현은 "WBC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드리고자 미디어와 팬들 앞에 서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가대표 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들, 미디어 및 야구 선후배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팀의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많이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겠으며, 이번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여 다시는 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반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끝으로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해주시는 팬들과 미디어, 그리고 야구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용찬 "한일전 직후 지인과 함께 주점 이용, KBO 처분 겸허히 수용하겠다"





NC 이용찬이 1일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WBC 술자리 파문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NC 이용찬이 1일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WBC 술자리 파문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용찬 역시 "먼저 국가대표로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 분들과 모든 관계자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반성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밝힌 이용찬은 "이번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3월 10일 일본전 직후)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 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에 귀가했다"면서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용찬은 "향후 KBO에서 이뤄지는 절차에 성실히 응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하며 "앞으로 프로선수로서 더욱 신중히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정철원 "술을 마신 건 사실이지만, 여성은 근처에 있지도 않았다"





두산 정철원이 1일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최근 WBC 술자리 파문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두산 정철원이 1일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최근 WBC 술자리 파문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역시 같은 날 사과문을 발표한 정철원은 "WBC 대회 중인 3월 10일 일본전이 끝나고 (김광현 형과) 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했다.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말한 정철원은 "태극마크라는 영광스러운 훈장을 받았던 만큼 더욱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했지만 팬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며 후회했다. 그는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어떠한 처벌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철원은 "일본전이 끝나고 술을 마신 건 사실이지만, 결코 여성은 근처에 있지 않았다"며 항간에 떠도는 '접대부 고용'설은 부인했다.





SSG는 '김광현 말소', NC-두산은 '1군 엔트리 동행', KBO는 '조사 시작'





당초 김광현은 이날 열릴 삼성전에 선발투수로 낙점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날 선발투수 예고에는 김광현 대신 좌완 백승건(23)의 이름이 올라갔다. 이어 SSG는 1일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키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다만 NC와 두산은 각각 이용찬과 정철원을 1군 엔트리에 남겨뒀다. NC는 우선 엔트리 조정은 하지 않고 이용찬을 1군에서 동행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두산 역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조치에 따라 후속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KBO는 사건이 보도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오전부터 경위 파악에 나섰다. KBO 관계자는 "WBC 대회 기간 중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야 음주와 관련해 30일 경기 종료 직후부터 개별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이날(31일) 오전 9시 허구연 총재와 사무총장 및 관련 부서 담당자가 참석해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결과, 각 선수에게 경위서를 제출받고 그에 따라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한 뒤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다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KBO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집 기간 중 음주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았다. 다만 소집 기간 중 국가 대표로서 포괄적으로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의무 규정의 위반 소지는 있다.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규정 제13조 [징계] 항(3. 다)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선수들의 말처럼 경기를 앞두고 음주를 하지 않았고, 접대부가 없는 곳에서 술을 마셨다고 해도 파문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WBC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14년 만의 4강 진출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호주(7-8 패)와 일본(4-13 패)전을 모두 내주면서 결국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여기에 대회 기간 술자리를 가졌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2023 WBC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사진 속 인물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23 WBC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사진 속 인물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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