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안 자이언츠'의 비애, 5승 중 나균안 3승-외인 둘 무승·ERA 7.71

양정웅 기자  |  2023.04.17 11:01
롯데 댄 스트레일리(왼쪽)-찰리 반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댄 스트레일리(왼쪽)-찰리 반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균안 자이언츠'의 비애라 할 만하다.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초반 마운드 운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균안(25) 혼자 3승을 따냈지만, '상수'라고 여겨졌던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35)와 찰리 반즈(30)의 부진이 뼈아프다.


롯데는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6회에만 7점을 내주며 1-9로 대패했다. LG와 주중 3연전(2승 1패)에 이어 2연속 위닝시리즈를 노리던 롯데는 오히려 1승 2패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날 롯데는 반즈가 시즌 2번째 선발 등판(우천 노게임 제외)에 나섰다. 그는 지난 11일 LG전에서 4⅓이닝 6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는데, 오히려 4점으로 막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16일 경기에서도 반즈의 불안한 투구는 이어졌다.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특히 1회에는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맞은 뒤 2번 이재현을 병살로 처리했지만 이후 연속 2안타를 맞고서야 겨우 막아낼 수 있었다. 2회에도 8, 9번 타자에게 4사구를 기록하며 제대로 승부하지 못했다. 그래도 반즈는 4회까지 실점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삼성 호세 피렐라(왼쪽)가 16일 대구 롯데전에서 5회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오른쪽은 롯데 선발 찰리 반즈. 삼성 호세 피렐라(왼쪽)가 16일 대구 롯데전에서 5회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오른쪽은 롯데 선발 찰리 반즈.
0의 균형은 5회 말 깨졌다. 첫 두 타자를 잘 잡은 반즈는 이재현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3번 호세 피렐라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체인지업이 다소 높게 간 것이 그대로 피렐라의 방망이에 걸려 들었다.


이어 6회에는 그야말로 녹아내리고 말았다. 이원석과 오재일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반즈는 8번 김지찬부터 3번 피렐라까지 5타자를 연달아 내보냈다(안타 4개, 야수선택 1개). 결국 그는 강민호 타석에서 김창훈으로 교체됐다. 김창훈이 반즈의 주자 한 명을 들여보내며 자책점이 늘어났다.

이날 반즈는 5⅔이닝 10피안타(1홈런) 5사사구 3탈삼진 8실점을 기록, 패전투수가 됐다. 4회까지는 불안한 모습 속에서도 실점을 막았지만, 6회 한 이닝에만 6점을 내주면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롯데는 이미 시리즈 첫날 스트레일리가 무너진 바 있다. 그는 14일 삼성전에서 4⅔이닝 4피안타 7사사구 3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배를 기록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구속 저하였다.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3.7km였던 그는 이날 140.5km까지 떨어졌다. 특히 시속 130km대 속구가 몇 차례 나오며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롯데 댄 스트레일리가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허벅지를 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롯데 댄 스트레일리가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허벅지를 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16일까지 올 시즌 롯데의 외국인 투수 2명은 합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7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25⅔이닝 동안 탈삼진(18개)보다 4사구(23개)가 더 많았다. 피OPS는 0.880으로, 롯데 외국인 투수만 나오면 상대 타자들이 롯데 OPS 1위 고승민(0.853)보다도 무서워진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만 해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반즈는 지난해 31경기, 186⅓이닝을 던지며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롯데에서 2년을 뛴 뒤 지난해 대체 선수로 복귀한 스트레일리도 후반기 11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로 2020년(평균자책점 2.50)의 모습을 재현했다.

이에 롯데는 외야수 잭 렉스(30)와 함께 외국인 3명과 전원 재계약을 맺었다. 렉스는 올 시즌 장타력이 아쉬운 가운데서도 꾸준한 타격(타율 0.304, 0홈런 10타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투수들은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 나균안. 롯데 나균안.
이렇게 되자 시즌 초반 롯데의 실질적 에이스는 투수 전향 4년차의 나균안(25)이 됐다. 그는 시즌 3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만들며 평균자책점 1.45, 탈삼진 16개를 기록 중이다. 첫 2경기에서는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15일 삼성전에서도 다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5이닝 3실점으로 분전했다. 17일 현재 롯데는 시즌 5승(7패)을 거뒀는데, 나균안 홀로 3승을 따냈다.

결국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이미 KBO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인만큼 반등의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치고 나가야 할 시즌 초반의 부진은 뼈아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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