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코치 힘들 거다" 포수조련사 김태형 공언, 'WAR 10위→4위' 수직상승 롯데 안방 더 강해진다

김해=양정웅 기자  |  2023.11.08 06:01
롯데 포수진이 7일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마무리훈련에서 펑고를 받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포수진이 7일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마무리훈련에서 펑고를 받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정상호 배터리코치.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정상호 배터리코치. /사진=양정웅 기자
불과 1년 전만 해도 리그 최하위 포수진을 가지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가 환골탈태했다. 베테랑 포수의 영입과 신예들의 등장, 여기에 내년 시즌을 앞두고는 포수조련사까지 들어오며 더욱 희망적으로 바뀌었다.


7일 오전, 롯데의 마무리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경남 김해의 상동 야구장.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메인구장 옆에 위치한 보조구장에서는 포수들의 훈련이 이어졌다.

주전 포수 유강남(31)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소집된 손성빈(21)을 제외한 강태율(27), 정보근(24), 서동욱(23), 정재환(19) 등 포수들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된 정상호(41) 배터리코치와 함께 수비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선수들은 우렁한 기합을 보여줬고, 정 코치 역시 선수들을 독려하며 연습을 이어나갔다.


롯데 정보근이 7일 상동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정보근이 7일 상동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9월 중순 햄스트링 파열로 인해 시즌 아웃됐다가 이날 처음으로 훈련을 시작한 정보근은 "즐겁고 재밌게, 집중력 있게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정상호) 코치님이 우스갯소리로 '너(정보근) 오니까 분위기가 활기차다'고 하셨다"며 웃은 정보근은 "인원이 많아지다 보니까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나도 어릴 때 선수로 뛰면서 느꼈지만,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면 경직될 수 있다"면서 "재미를 섞으면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끔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주일 전에 팀에 합류한 그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활달하고 밝은 편이다. 스타일 자체도 다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맨 왼쪽)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태형 감독(맨 왼쪽)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난 10월 중순 김태형(56) 신임 감독 선임 후 마무리 훈련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포수는 김 감독의 선수 시절 포지션이었고, 두산과 SK에서 오랜 코치 생활을 통해 '포수조련사' 이미지도 생긴 만큼 집중관리대상이다. 지난달 25일 상동야구장에서 열린 첫 상견례 자리에서도 김 감독은 "포수 쪽은 예민하다. 배터리코치가 힘들 것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막중한 책임을 안고 롯데 포수진 성장을 돕기 위해 합류한 사람이 바로 정상호 코치다. 그는 선수 시절 SK(2012~2014년)에서는 배터리코치로, 두산(2020년)에서는 사령탑으로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정 코치는 지난해까지 친정 SSG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는데, 김 감독의 요청으로 롯데로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정 코치는 "감독님이 포수 출신이다 보니까 또 디테일하게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며 "감독님이 추구하는 생각들을 중간에서 선수들과 같이 잘해서 한 시즌을 치를 것이다"고 밝혔다.

2020년 두산 시절의 김태형 감독(왼쪽)과 정상호 코치. 2020년 두산 시절의 김태형 감독(왼쪽)과 정상호 코치.
김 감독과 정 코치가 다행인 점은, 롯데가 올 시즌 포수진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2017시즌 종료 후 부동의 주전 포수 강민호(38)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후 안방에 공백이 생겼다. 당장 2018년에는 포수진의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총합이 -1.92로 압도적 꼴찌였다. 2019년에도 WAR 음수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김준태(0.95), 2021년에는 지시완(1.04)과 안중열(0.92)의 활약 속에 최하위는 탈출했지만, 지난해 -0.94로 다시 꼴찌로 추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3.47의 WAR로 리그 전체 4위에 올랐다.

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80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121경기에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 OPS 0.726의 성적을 올린 유강남의 공이 컸다. 수비에서는 뛰어난 프레이밍 실력과 리더십으로 투수들을 이끈 그는 타격에서도 전반기 부진(타율 0.233)을 후반기(0.308)에 만회하면서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했다. 유강남은 2.3의 WAR를 기록했다. 정 코치는 "유강남이 주전으로 잘 버티면서 정보근이나 손성빈 같은 선수들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롯데 유강남. 롯데 유강남.
손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손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정보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정보근. /사진=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정보근(WAR 1.19)은 55경기에서 타율 0.333(81타수 27안타)을 기록하며 타격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8월에만 0.439(41타수 18안타)의 고타율로 팀 내 월간 MVP를 수상했다. 올해 시즌 중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손성빈(0.13) 역시 1군 45경기에 출전해 도루저지율 70%(10번 시도, 7번 저지)를 기록하며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이에 김 감독도 "롯데 포수들이 리그 최상위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젊은 선수들이 워낙 많으니까 경험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특별히 이야기할 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선수들은 고마움과 함께 책임감을 느꼈다. 유강남은 "포수 파트에서 조금의 허점도 보이지 않게 캠프 때부터 잘 준비하겠다. 그래서 꾸준히 '포수강국' 소리 듣게 하겠다"고 했고, 손성빈은 "그런 평가를 빈말로 하시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정보근 역시 "저희를 좋게 봐주신 거니까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성장한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초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추락을 거듭하며 7위로 시즌을 마감한 롯데. 하지만 포수진에서 희망을 보여준 롯데는 포수 출신 감독과 함께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 나선다.

롯데 김태형 감독(맨 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태형 감독(맨 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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