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병살→역전 스리런→잠실벌 열광', 사령탑도 극찬 "김재환 상징하는 그 스윙"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4.04.09 22:23
두산 김재환(오른쪽)이 9일 한화전 8회말 역전 스리너 홈런을 치고 양의지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김재환(오른쪽)이 9일 한화전 8회말 역전 스리너 홈런을 치고 양의지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끌려가던 흐름을 뒤바꿔 놓은 대포 한 방. 김재환(36·두산 베어스)이 위기의 두산을 구해냈다.

두산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선발 김동주의 호투와 김재환의 역전 스리런 홈런 등으로 5-3으로 승리했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부진하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6승 9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7위지만 중위권 도약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공동 5위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는 2.5경기까지 격차를 좁혔다.

한화 선발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에 막혀 고전하던 두산이다. 김재환은 1회말 1사 1,3루에서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3회엔 헛스윙 삼진, 5회엔 1루수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


산체스가 물러난 뒤 4번 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김재환은 1사 1,3루에서 또 다른 좌투수 김범수를 만난 김재환은 볼카운트 1-0에서 존 바깥쪽으로 향하는 시속 148㎞ 속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당겨치는 성향이 강한 김재환에 대비해 수비진이 일제히 우향우를 했는데 김재환은 보란 듯이 밀어때렸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타구는 시속 173.9㎞의 총알 같은 속도로 좌중간을 향해 날았고 팀에 5-3 승리를 안긴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시즌 4호포.


10개 구단 중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44홈런을 날리며 홈런왕을 차지했던 김재환이지만 최근 하향세가 뚜렷했다. 2020년 이후 30홈런도 치지 못했고 지난해엔 10홈런에 그쳤다.

시즌 후 마무리 훈련 참가를 자청한 김재환은 자비를 들여 미국의 '강정호 스쿨'까지 다녀오며 부활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부활을 전조를 보이던 김재환은 이날 만원관중에서 152명 부족한 2만 3598명이 찾은 잠실구장에서 많은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짜릿한 결승 석점포를 선사했다. 김재환의 응원가가 잠실벌을 달궜고 경기 후엔 팬들 앞에서 인사를 하며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해 힘든 경기가 이어졌지만, 김재환이 4번 타자 답게 멋진 결승 홈런을 때렸다"며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김재환을 상징하는 그 스윙을 모두에게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환 또한 "(많은 팬들 앞이라) 재밌게 집중도 더 잘됐다"면서도 "힘이 들어갈까 걱정을 하긴 했다.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오히려) 덜 신경을 쓰고 의식하지 않으려고 포커 페이스를 하고 있다"며 "열정적이게 응원을 해주시는데 거기에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서면 더 경직될 수도 있다. 타석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김재환이 살아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재환은 이날 포함 타율 0.302 4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9를 기록 중이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부활을 예감케하는 시즌 초반 페이스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재환. /사진=안호근 기자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재환.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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