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 "이제껏 미화된 포장지에 싸여있었다"(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8.07.22 10:16
탤런트 박해진.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탤런트 박해진.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이젠 '연하남'을 잊을 때가 됐다. 박해진의 날선 얼굴이 그렇게 말했다. 날카로운 굴곡이 생긴 건 그의 몸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을 위해서다.


박해진이 '에덴의 동쪽'을 만난 것이 이미 지난 해. 차일피일 제작이 늦어지는 드라마를 붙들고 반년을 넘게 보낸 7월, 드디어 드라마가 다음달 말 방송을 앞뒀다. "좀이 쑤신 단계가 이미 훨씬 지났다"는 박해진은 이제 가슴이 두근거린다.

KBS 2TV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으로 출연했을 때부터 누나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그다. KBS 1TV '하늘만큼 땅만큼'의 모범 청년 정무영 때는 1등 사윗감으로 점찍혔다. 그러나 박해진은 가슴이 답답했다.


"연이어 착한 역할을 했어요. 그러다 '하늘만큼 땅만큼' 때 슬럼프가 왔어요. 스스로 '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착하고 순해 빠진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 찾아왔어요.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고 나니 연기가 너무나 힘들었어요. 하지만 어쨌든 끝까지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그래서 박해진은 '에덴의 동쪽'이 더 기대가 된다. '에덴의 동쪽'에서 박해진이 맡은 역은 굴지의 기업가 아들 명훈. 어렸을 적부터 모자란 것 없이 자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 드는 인물이다. 그러나 사실은 태어난 병원에서 운명이 바뀐 인물임이 드러나면서 갈등에 빠진다.

탤런트 박해진.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탤런트 박해진.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박해진은 "이제까지 놓치고 간 부분을 찾아가겠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번 명훈 역은 박해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맡은 악역이다. 사람들은 과연 박해진이 악역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지만 정작 박해진은 흔들림이 없다.

"솔직히 악역이 들어와서 기뻤어요. 이제까지 했던 친구들이 지겨웠다기보다는 이제 다른 걸 하고 싶었어요. 다른 걸 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고, 어중간하게 다른 것 보다는 확 다른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물론 이런 악역을 하게 될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을 못했죠. 사장님도 안 좋아하셨구요. 하지만 저는 솔직히 내심 바라고 있었지요."

송승헌 연정훈 이다해 이연희 한지혜 등 쟁쟁한 스타들이 함께 한다는 점은 '에덴의 동쪽'에 대한 기대를 높이지만 박해진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는 "걱정이 좀 된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하지만 "경쟁하기보다는 내게 주어진 신과 커트를 놓치지 않고 잘 해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젠 연기 못한다는 소리를 안 들어야하는데. 사실 '소문난 칠공주' 때부터 말이 있었지요. 캐릭터 탓이라고도 하지만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밋밋한 것도 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맡은 역이니까. 이번 작품에서는 끝까지 안 죽고 살아남는 게 목표에요.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그래서 박해진은 작품을 기다리는 반 년 동안 그저 초조해하기보다는 뭔가를 하고 있으려 애썼다. 예민한 명훈을 표현하기 위해서 혹독한 운동과 함께 다이어트도 계속했다. 덕분에 평소에도 작았던 얼굴이 더 작아졌고, 몸에는 가닥가닥 근육이 잡혔다. 주위에서는 "몸이 공개되고 나면 모두들 깜짝 놀랄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박해진을 위해서 작가는 기획단계보다 더 센 악역을 준비중이다.

"연하남의 이미지, 착한 남자의 이미지를 이젠 버려야 할 때가 온 거죠. 이때까지 저는 미화된 포장지로 싸여 있었어요. 속에 있는 걸 보여드려야 할 때가 됐어요. 저도 지금까지 보여진 것처럼 착하지만은 않아요. 못된 면도 있구요, 까칠한 면도 있어요. 이제야 좀 더 박해진답게, 진짜 박해진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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