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진 기자 songhj@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 구박을 받았더래요. 샤바샤바 아이샤바~'
옛날 옛적 이런 노래가 있었더랬다. 그러나 2008년 노래 속 신데렐라는, 아기네스 딘처럼 짧은 머리에 복고풍 하이웨스트 룩을 입고 짙은 마스카라를 하고 등장했다. 그리곤 누군가와 전화한다. "굽이 아찔하게 떨어지고 빨간 밑받침 그 크리스찬 루브탱 '신상'. 나 그거 갖고 싶은데.."
(이 인터뷰는 1인칭 시점으로 각색했습니다)
나, 서인영은 '2008 신데렐라'다. 꼭 내 노래 홍보하는 건 아니고.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인생이 바뀐 사람 보고 신데렐라라고 하지 않나. 요즘 나를 보면 꼭 신데렐라 같은 인생이라 그렇다는 거다. 아니면 말고. 사람들은 나의 모든 것을 궁금해하는 것 같다. 어. 전화왔네.
"네. 그거 리미 야먀모토건데."
내가 입은 옷, 내가 한 머리, 어떨 때는 속옷도 궁금해 하는 것 같아 나를 당혹케 한다. '우결'(MBC '우리 결혼했어요') 방송 후 다음 날 사람들 사이에 내 옷이 이슈가 되면 신기하다. 아직 내가 효리 언니 같은 스타는 아닌데 말이다.
데뷔가 비슷해서 그런가. 요즘 정화언니, 효리 언니랑 나까지 비교되는 기사를 많이 본다. 솔직히 말하면 쌩큐다. 내가 완죤 좋아하는 선배들이니깐. 정화언니가 D.I.S.C.O 부르면서 입고 나오는 어깨 뽕 올라간 그 스타일 말이다. 왜 깃 올라가고 백작 같은 스탈. 방송에 몇 번 입고 나왔는데. 사람들은 마녀스탈이라고 놀리는데 나 그거 완전 사랑한다.
효리 언니는 그냥 무대에서 걷는 것뿐인데도 CF필이 난다. 얼굴이 이뻐서 그런가. 근데 그게 언니들 매력인 거 같다. 난 해도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난 다르게 간다. 난 달라서 겁이 없다. 사람들은 내가 당당하게 행동하면 내가 잘난 척 하는 줄 재수없게 아는데 그게 아니라 난 다르니까 주눅들지 않는 거다. 다른 데 누가 더 낫고 못난 게 어딨나.
쥬얼리 시절 회사에서 청순함을 강조했을 때 난 우겼다. 왜 꼭 여성이 스타가 되려면 백옥같이 흰 얼굴에 긴 생머리, 투명 메이크업을 해야 하냐고. 나 화장 진하다고 욕 많이 먹었다. 회사에서도 나 때문에 애먹기도 하고. 그래도 그때 섹시 '털기춤' 반응 괜찮았지 않았나.
싱글 1집 때도 서인영 하면 긴 마스카라에 진한 화장. 섹시 컨셉트로 갔다. 지금도 그렇고.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내 노래에도 있듯이 '내가 대세'다. 이 말은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주관을 갖고 '내가 대세'라고 생각하며 살자는 거다. 섹시한 여가수는 천박하고 생명력 짧고 어린 아이돌 청순한 가수가 각광받는다?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런 생각 탓인지. 사람들은 내가 싱글 1집 때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을 때 외롭지 않았냐고. 힘들지 않았냐고. 내 소신이 틀린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근데 난 뜬 지금이나 그때나 행복하다. 소신도 변함없다. 그때도 노래하고 춤추고 무대에 섰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난 천상 무대 체질이다. 올해 말에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근데 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죽어라 연습한다. 난 지는 게 싫다. 특히 내 자신한테 엄격하다. 그래서 몸이 아프면 어라, 이거 봐라. 누가 이기나 죽어라 연습해서 몸을 혹사시켜버린다.
나는 내 무대를 보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내가 댄스가수라고 노래를 잘 못하는 줄 아는데 나 노래 잘한다. 난 연기자는 연기를 잘하고 개그맨은 개그를 잘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생각보다 라이브 잘하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칭찬인지 무시인지 모르겠다. 가수가 라이브를 못하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춤도 잘 춰야 한다. 난 댄스가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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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노래랑 춤보다 공부하고 살림하니까 날 더 좋아해주는 거 같다. 하하. 학교가고 결혼해서 인기가 있으니 누가 군대까지 가면 더 인기가 많겠다고 하는데. 군대 가면 하이힐을 못 신지 않나. 아마 나는 운동할 때 빼고는 하이힐을 신을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를 거다.
얼마 전까지도 내가 예능 프로그램을 할 거라 생각못했다. 내가 가식을 떠는 체질도 아니고 많이 떠드는 스탈도 아니라. 나는 중3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 학교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 이번에 '카이스트' 촬영하면서 임두혁 친구도 사귀고 시험도 봐보고. 나로선 행운이었다. 진짜 친구들과 학교에 다니는 느낌이었으니까.
'우결'도 마찬가지다. 리얼이라고 해도 방송이지만 난 정말 결혼한 것 같다. 평상시에도 서방이 있다는 생각에 든든하다. 그래서 그런가 당분간 다른 남자 사귈 맘이 없다. 하하. 크라운 J 서방은 외국에서 오래 살아 그런가. 처음엔 많이 싸웠다. 서방이 고집 좀 있었는데 결국 내게 많이 길들여졌다. 역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내가 '아잉~'하는 공주과 애교는 못하지만 남자가 화나면 톡톡 주먹으로 치며 장난치며 풀어주는 애교가 있긴 하다. 근데 이번에 앤솔 커플(앤디, 솔비)과 함께 바캉스 갔는데 둘이 너무 자연스러운 부부여서 놀랐다. 조금 자극받기도 하고. 그래도 우리 서방이 앨범 홍보도 적극적으로 돕고 이벤트도 많이 해주고 옆에서 감동받는다. 진짜 사귈 수도 있냐고 자꾸 사람들이 묻는데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하.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리얼 프로그램이라는 최근 트렌드가 나를 텔레비전 스타로 만든 것 같다. 내가 리얼이라고 느낀 것처럼 사람들도 느끼는 것 같다. 나랑 친한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한다. 신상 좋아하는 것까지도. 내 별명이 '신상녀'라니 신상을 너무 많이 불렀나. 어려서부터 엄마가 백화점을 많이 끌고 다녔다. 자연히 패션에 눈을 떴고 엄마랑 옷 갖고 많이 싸웠다. 엄마는 후회하셨지만 내가 패션 감각을 익혔지 않나. 틈날 때 마다 패션 잡지도 열심히 보고 백화점 쇼핑도 즐긴다.
나는 잘 알려지지 않는 디자이너들을 특히 좋아한다. 마틴 마르지엘라나 야마모토 요지 딸인 리미. 또 세실리아 멘데즈 스탈을 유심히 본다. 그리고 협찬보다는 내가 산 옷을 입는 편이다. '우결'에서도 협찬 받은 옷이 한 벌도 없다. 협찬은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게 아닌 걸 입게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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