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올림픽]장대는 분실하고, '호루라기 방해'는 방치

장웅조 기자  |  2008.08.25 07:30
↑브라질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파비아나 뮤러레. 주최측이 그의 장대를 잃어버려 부진한 성적을 냈다. ↑브라질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파비아나 뮤러레. 주최측이 그의 장대를 잃어버려 부진한 성적을 냈다.


24일로 베이징 올림픽은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주최측의 미숙한 경기 운영에 대한 불만이 유독 높았던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높이뛰기 장대 분실, 호루라기 부는 비매너 관객에 대한 방치, 짝퉁 관중 동원 등 크고 작은 시비들이 끊이지 않았다.


◆ 높이뛰기 장대 분실, 브라질 뮤러레 격분

이번 올림픽에서의 가장 황당한 일 중 하나는 '장대 분실 사건'이다. 지난 18일 브라질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파비아나 뮤러레는 규정에 따라 경기 전에 주최측에 자신의 장대를 맡겼는데, 그들이 이를 잃어버린 것이다.


뮤러레는 장대를 찾을 때까지 시합을 중단시켜 달라고 했지만 '스스로 찾아보라'는 말만 들었고, 주최측은 20분 동안만 게임을 중단하다가 속행했다. 결국 손에 익지 않은 예비용 장대로 출전한 뮤러레의 성적은 매우 좋지 않았다.

예선에서는 선수들 중 세 번째로 좋은 기록을 냈던 뮤러레는 "그들이 내 올림픽을 훔쳐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눈물지었다. 그리고 "다시는 중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중국 관중들, 호루라기 동원 비매너로 구설수

중국 관중들의 매너없는 응원과 이를 방치한 당국의 무성의함도 구설수에 올랐다. 중국의 양궁선수인 장 쥐안쥐안은 지난 14일 아테네 올림픽 2관왕 박성현을 110대 109, 1점차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이날 중국 관중들은 주현정과 장 쥐안쥐안이 맞붙은 8강전 때부터 한국 선수들이 활을 겨눌 때 집단 야유를 보내고 호루라기를 불며 페트병을 두들겼다. 양궁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노골적 방해가 된다.


게다가 호루라기는 경기장 반입 금지물품으로 지정된 바 있어, 중국 당국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제기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19일 “해외 언론이 중국 관중에게 금메달을 줬다”는 기사를 게재해 황당함을 안겼다.

◆ 짝퉁 올림픽, 관객도 짝퉁

'개막식 립싱크' 등으로 '짝퉁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던 베이징 올림픽이 관객마저 짝퉁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내 중국어 발간 신문인 다지위안(大紀元)은 20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가 가짜 관중으로 경기장의 빈 좌석을 채웠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텅빈 경기장의 관중석을 TV 카메라가 비추는 난감한 상황이 계속되자, 조직위 측이 자원봉사단을 급조해 통일된 노란색 티셔츠를 입히고 플라스틱 봉을 나눠준 뒤, ‘일반 관중’으로 변신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용 차량으로 각기 다른 경기장으로 동원돼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전해졌다.

한편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중국 당국은 암표상도 묵인했다. 올림픽이 중반으로 접어든 13일 즈음에는 암표상들이 경기장 근처에서 '007 가방'을 펼치고 앉아 정상가의 30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를 성공시키는 일이 자주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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