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루' 손지창·김민종 "컴백 아닌 추억여행"(인터뷰)

이수현 기자  |  2009.05.20 08:45


14년 만에 떠나는 추억 여행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14년 전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그 때의 향수에 잠기는 것만 해도 충분히 값진 추억 여행이 될 수 있다.


손지창, 김민종. '더 블루'라는 이름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사람이 함께 돌아왔다. '14년 만의 컴백'이라며 수많은 이들이 반가워했지만 정작 이들은 '컴백'이란 단어는 부담스럽다며 손사레를 친다.

"재기해서 신곡을 가지고 나온 게 아니에요. 오래 전 더 블루를 좋아하셨던 분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즐거웠던 시간들을 다시 만들고 싶은 거죠. 컴백이라기보다는 잠시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옛 추억을 회상하는 느낌이랄까.(김민종, 이하 김)"


그 증거처럼 이들은 신곡이 아닌 리메이크곡들로 가득 채운 음반을 들고 나왔다. 앨범 타이틀도 '더 블루, 더 퍼스트 메모리즈(The Blue, The First Memories)'다.

최근 유행처럼 1990년대 가수들이 컴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팬들을 찾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저 우연처럼 두 사람이 함께 노래를 부를 기회가 생겼고 엉성한 반주 대신 제대로 된 MR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일이 앨범까지 커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마 이번 음반의 유일한 신곡 '질러'를 타이틀로 잡았다면 지금 같은 반응은 안 왔을 것 같아요. 지금은 아이돌이 대세라 그 벽을 깨려고 한다면 많이 힘들겠죠. 하지만 저희는 예전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했기 때문에 그 향수가 살아나 지금처럼 환호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김)"

이들이 한창 인기 가수로 활동할 때와 사뭇 달라진 가요계를 보며 느끼는 격세지감은 꽤나 큰 듯 했다. 음반 발매 뒤 첫 무대를 가졌던 MBC '쇼! 음악중심'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희는 딱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딱 낀 세대였어요. 그래서 그 때 활동 당시 사용하던 음원 같은 건 하나도 쓸 수가 없더라고요. 저희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던 많은 분들의 자료가 그래요. 안타깝죠. 연기 면에서 생각하더라도 예전엔 젊은 층이 나오는 드라마보단 어느 정도 연기에 물오른 분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많았잖아요. 지금은 다 젊은 애들만 나오는 드라마라 저희 나이대가 할 수 있는 드라마가 없죠.(손지창, 이하 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대의 아이콘인 더 블루가 이번 음반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보자는 건 아니었을 터다.

"이 음반의 가장 큰 의미는 '즐겁게 놀자'는 콘셉트에요. 저희를 좋아해준 세대들이 현재 사회의 기성세대잖아요. 지금처럼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저희의 노래를 들으면서 좋았던 시절을 추억하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무대에서는 '그대와 함께'로 설 예정이에요. 판매량을 노리고 한 곡을 밀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첫 무대와 같은 노래를 불러야하겠지만 저흰 많은 분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고 싶거든요.(손)"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손지창과 40대를 눈앞에 둔 김민종이지만 신세대의 아이콘인 소녀시대와도 척척 들어맞는 호흡을 자랑한다. 실제로 첫 무대에는 '너만을 느끼며' 피처링에 참여했던 수영과 티파니가 직접 무대에 서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민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지창은 같은 소속사 가수인 소녀시대 모두의 이름과 슈퍼주니어 대부분의 이름을 알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워낙 밝고 명랑하다 보니까 세대 차이 같은 걸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더 적극적으로 녹음에 참여해줘서 고맙고 예뻐 보였어요.(김) 예전엔 10살 이상 차이나면 '선생님'이라고 불렀어요. 수영이, 티파니랑 저희가 20살 차이가 나요. 선생님은 좀 그렇고 삼촌이라고 부르고 있죠. 민종이는 그래도 오빠 소리 들어요.(손)"

만능엔터테이너란 말이 사용되기 훨씬 전부터 가수와 탤런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수많은 소녀 팬들을 잠 못 이루게 했던 꽃미남 듀오 더 블루. 14년 전 풋풋함 대신 한결 여유로워진 성숙미로 지금은 20대 후반, 30대가 된 팬들을 다시 한 번 휘어잡을 예정이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는 어떨까.

"돌아온 소감이요? 아직 피부로 못 느끼겠어요. 이달 말이 지나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요. 그 때도 대중들이 저희의 새로운 노래를 기다리신다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죠. 하지만 아직은 가을 정도에 소규모의 공연을 열어볼까 하는 정도의 계획뿐이에요.(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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