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귀신들의 도전이 거세다.
주중 드라마들의 강약세가 뚜렷한 가운데 '귀신'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 5일 MBC 납량특집드라마 '혼'(극본 고은님 인은아·연출 김상호 강대선)이 첫 방송한데 이어 10일 KBS 2TV '2009 전설의 고향'이 드디어 서막을 연다.
'혼'은 19세미만 관람불가 등급답게 첫 방송에서 핏기 없는 얼굴의 귀신을 곳곳에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주인공이 고개를 돌리거나 문을 열 때 튀어나오는 혼령도 시청자들의 공포감을 크게 키웠다는 평이다.
시청률 면에서 11.5%(TNS기준)를 나타내 수목극 1위인 SBS '태양을 삼켜라'(16.7%)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지만, KBS 2TV '파트너'(9.1%)는 가뿐히 제쳤다. 2회에도 12.0%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주인공인 신예 임주은의 신들린 연기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앞으로 치열한 수목극 경쟁을 예고했다.
'전설의 고향'도 '혼' 못지않은 공포감으로 브라운관을 얼려버릴 태세다.
'전설의 고향'은 한국 공포드라마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납량특집 시리즈. 하지만 시리즈의 시작이 오래됐다고 해서 고루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오산. 오히려 2009년 시리즈는 흡혈귀, 구미호, 아기귀신 등 전통귀신들을 CG를 이용, 한껏 '세련된 귀신'으로 재탄생 시켰다.
10일 방송될 '혈귀'(血鬼)를 시작으로 '죽도의 한', '계집종', '목각귀', '씨받이', '금서', '조용한 마을', '구미호', '달걀귀', '가면귀' 등 총 10화가 방송되는데 귀신으로 나올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김지석이 흡혈귀로 장희진이 '계집종 귀신'으로 분한다. 다음달 1일 방송되는 '구미호'편에서는 전혜빈이 구미호로 변신할 예정. 지난해 "구미호가 귀신치고 너무 예쁘다"는 평을 받아 이번에는 좀 더 구미호답게 무섭게 등장할 예정이다.
월화극인 '전설의 고향'은 '혼'에 비해서는 조금 불리한 상황. MBC '선덕여왕'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월화드라마는 SBS '드림'이 색다른 소재와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 5% 내외의 시청률로 고전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귀신을 앞세운 '전설의 고향'과 '혼'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홀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