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웰메이드 드라마의 예고된 역전극

김현록 기자  |  2010.03.02 10:38


"예, 셰엡."

셰프 최현욱(이선균 분)이 돌아온 삼일절, '파스타'가 보란 듯이 월화극 정상을 차지했다. 전국시청률은 20.5%.(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수도권 기준으로는 22.5%까지 치솟았다. 지난 1월 4일 첫방송 이후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1일 방송된 '파스타' 17회에서는 서유경(공효진 분)과의 주방 연애가 알려진 뒤 라스페라를 떠났던 셰프 최현욱이 돌아와 벌어지는 상황이 그려졌다. 부주방장은 "셰프의 연애는 여느 요리사들과 다르다"며 "셰프의 연애가 우리의 요리에 방해가 되는 순간, 그런 순간이 오면 셰프의 손으로 직접 서유경을 해고해 달라"고 요구했고, 최현욱은 받아들였다.

더욱 까다로워진 셰프 때문일까. 유경이 요리한 관자요리는 계속 퇴짜를 맞고, 음식을 먹으러 온 아버지(장용 분) 앞에서도 거푸 퇴짜를 맞은 유경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유경의 아버지는 버럭 화를 내며 현욱에게 짬뽕을 먹으러 같이 오라고 호통을 친다. 그러나 울던 유경은 '아버지가 같이 오라 했다, 마음에 드시나보다'며 웃음을 짓는다.


'파스타'의 긴장감 조절은 이날 방송에서 관자를 조리하던 현욱의 불조절 만큼이나 섬세하고 빈틈없다. '파스타'는 이탈리아 식당 주방을 다룬 전문직 드라마와 한 공간에서 일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트렌디 드라마의 경계도 영리하게 넘나든다. 사랑 속에 변화하는 사랑스러운 커플, 그리고 요리사로서의 철저한 직업의식 모두를 결코 놓지 않는 탓이다.

보조를 벗어난 주방의 막내 요리사로서, 모두의 눈총을 받는 셰프의 여자로서 서유경이 진 마음의 부담은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생생히 전해졌다. 안쓰럽게, 그러나 누구보다 엄격하게 유경을 지켜보는 현욱의 안타까움 역시 두드러졌다. 두 사람의 팽팽한 긴장을 탁 터뜨려 놓은 짬뽕집 주인, 유경의 아버지조차 아버지로서의 애정과 프로 요리사로서의 자존심 모두를 놓지 않았다. 보기 드문 전문직 트렌디 드라마 '파스타'의 저력이다.


직접 맛봐야만 그 진수를 느낄 수 있는 '파스타'의 재미에 고정 시청자들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시청률은 10% 초반에서 시작해 꾸준히 올랐다. 그리고 17회 방송에 이르러서야 월화극 정상의 자리에 섰다.

예고된 역전극이었고, 예고된 정상이었다. 극본과 연출, 연기의 삼박자가 이뤄낸 웰메이드 전문직 드라마의 승리이기에 더욱 값졌다. 4회 연장 소식에 유례없는 기쁨을 표시하던 충직한 시청자들은 "일어나자마자 '파스타' 시청률부터 확인하고 환호했다"며 '파스타'의 뒤늦은 승리를 함께 기뻐했다.

3회를 앞둔 '파스타'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2일 방송되는 18회에서는 음식 평가단 기자들을 맞은 라스페라의 긴장된 분위기와 국내파 요리사들의 대회 준비 등이 전파를 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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