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위), 2NE1
강한 여성들이 다시 가요계를 점령했다. 최근 음악 차트에는 당당한 여성상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강렬한 비트 만큼이나 주제도 명확하고, 거침없는 노랫말도 가득하다. 노래 속 여성들은 나쁜 남자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을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여기에 스타일리쉬한 의상은 노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블랙의상과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독한 이미지를 표출하는 것이다. 이별 노래가 강렬한 색을 갖는 가을 가요계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컴백한 걸그룹들의 신곡에서도 느껴진다. 소녀시대는 경쾌하고 중독적인 새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 현재 성공적인 일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녀시대는 지난달 25일 오전 10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미니 음반 타이틀곡 '훗'을 공개하고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이날 공개된 타이틀곡 ‘훗’은 고고 리듬에 복고풍의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경쾌한 느낌의 팝댄스곡. 설레는 마음을 화살을 비유해 남자친구에게 소녀들이 전하는 귀여운 경고를 담은 노래다. 경쾌한 멜로디에 비해 노랫말은 다소 강렬하다. 남자친구에게 쿨한 이별을 노래하고 있는 것.
‘다른 여자의 함정에 푹 빠졌다니 변명 끝 넌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지 / 그 태도로 좋은 여자 못 만날거다 영원히 넌 넌 넌 / 착각마라 넌 큐피드가 아냐’ 등 남자친구에게 솔직하고 강하게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무엇보다 이 곡은 타 걸그룹들과 차별화된 소녀시대 특유의 장점이 강하게 묻어난다. '그 태도로 좋은 여자 못 만날거다'라는 강렬한 노랫말도 인상적이고, 무한 반복되고 있는 후렴구인 '훗훗훗'이 벌써부터 히트 예감을 주고 있다. 강한 이별노래였던 '런 데빌 런'의 성숙한 매력이 업그레이든 된 느낌이다.
3곡의 타이틀곡을 차트 1위에 올린 2NE1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타이틀곡 '고 어웨이'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로 여성적인 느낌을 주는 노래. 멜로디 위주로 곡을 부드럽게 이끌고 있지만 강한 노랫말은 여성 팬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걸그룹 걸스데이
편안한 팝 장르의 댄스곡으로 '너 말고 더 좋은 남자 만나겠다'는 쿨한 이별을 다룬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날 위로하지는 마, 이 손 치워 이제 남이니까 / 내 걱정 말고 고 어웨이, 집착없이 사라져줄게 / 매달릴줄 알았겠지, 역겨워 착각하지마 / 널 후회하게 만들어줄게’ 등 솔직하고 직설적인 말로 표현해 이별 후 여성의 심경을 그렸다.
무대 구성도 독특했다. 2NE1의 여전사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켜 이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시켰고, 멤버들은 자유롭게 놀듯이 남성 댄서들과 뮤지컬 같은 무대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컴백을 앞두고 있는 걸그룹 걸스데이의 신곡 '잘해줘 봐야'도 이별 노래를 다뤘다. 이 곡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에브리타임’의 작곡가의 작품으로 ‘잘해줘 봐야 소용없다’는 쿨한 이별을 표현했다.
이 같은 가요계의 흐름은 예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원더걸스의 ‘소핫’이나 서인영의 ‘신데렐라’ 등 공주병 노래들이 인기를 끈 것 처럼 자기표현에 당당한 요즘 여성들의 자신감이 음악으로 표출되고 있는 셈이다. 올 가을 가요계, ‘강한 여자’ 신드롬이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