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황해'는 지난 주말(24일~26일) 동안 81만 5177명을 동원, 누적관객 105만 6933명을 기록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22일 개봉한 '황해'는 개봉 5일 만인 26일 1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했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원빈 주연의 '아저씨'가 100만 돌파에 걸린 6일보다도 하루 빠른 기록이다. 또 올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중 가장 빨리 100만 관객을 돌파한 '이끼'와 같은 속도다. 전작 '추격자'가 100만 돌파에 걸린 7일과 비교해도 이틀을 앞당겼다.
'황해'가 압도적인 기세를 자랑하고 있지만 맞불을 준비 중인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도 만만치 않다.
29일로 개봉을 하루 앞당긴 '라스트 갓파더'는 이미 예고편으로 기대가 껑충 뛴 상태. 개봉일을 이틀 앞둔 27일 기자시사회와 예매를 오픈해 궁금증을 더욱 높이고 있다.
'라스트 갓 파더'는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미국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 영구(심형래 분)를 둘러싼 소동극을 그린 영화. 다년간에 걸친 CJ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시장에 대한 노하우와 '디 워'로 미국 개봉 한국영화중 가장 높은 흥행수입을 기록한 심형래 감독의 경험이 한 데 어울렸다.
'황해'와 '라스트 갓파더'의 대결은 2008년 여름 극장가 재연으로 보인다. 당시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화려한 휴가'와 쇼박스가 배급한 '디 워'가 전면으로 맞붙었다. 결과는 800만명을 동원한 '디 워'의 승리.
올해는 입장이 바뀌었다. 쇼박스가 '황해'를 일주일 앞서 개봉시켰고, CJ엔터테인먼트는 일주일 뒤 '라스트 갓파더'를 선보인다. 쇼박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위치가 바뀐 셈.
CJ엔터테인먼트는 '두 여자' '김종욱 찾기'의 연이은 흥행실패를 '라스트 갓파더'로 만회한다는 각오다. 심형래 감독의 전작인 '디 워'가 쇼박스에서 배급, 800만명을 동원한 것도 자존심 싸움에 한몫하고 있다.
배급사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와 경쟁은 두 영화 뿐 아니라 다른 개봉작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황해' 배급에 CJ와 롯데 등의 견제가 상당하다. CGV와 메가박스의 상영회차가 크게 차이 날 정도다.
'헬로우 고스트'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 선전하고 있는 영화들도 '황해'와 '라스트 갓파더' 경쟁에 흔들거릴 수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현실은 여전할 전망이다. '새미의 어드벤쳐' '극장판 포켓몬' 등 가족 애니메이션과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크리스마스 스타' '울지마 톤즈' 등 작은 규모 배급 영화들은 더더욱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는 상영회차 조정에 이용될 수 있다.
'황해'와 '라스트 갓파더'는 청소년관람불가와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다. 다른 관객을 겨냥하는 두 영화가 '윈윈'할 수 있을지, 아니면 치열한 전쟁을 벌일지, 극장가는 소리없는 전쟁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