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말고 '핫갓봉'..30代를 추억케 하다

김현록 기자  |  2011.03.26 10:30


'세시봉' 신드롬 다음엔 '핫갓봉'?

핫갓봉이 30대의 추억을 되살렸다.


이름부터 생소한 '핫갓봉'이 대체 뭔고 하니,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청소년의 우상이었던 조상 아이돌 그룹 H.O.T(핫)와 이들을 잇는 스타그룹 god(갓)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추억이 빛나는 밤에'에는 원조 아이돌 특집으로 H.O.T의 문희준과 토니안, god의 김태우 데니안 손호영이 출연했다. 신나게 옛 추억을 끄집어내던 김태우가 "우리는 세시봉 말고 '핫갓봉' 하자"고 말을 꺼냈다. 원조 아이돌 멤버로 구성된 새 그룹 '핫갓봉'의 탄생이다.

그간 최민수 강주은 부부를 비롯해 '한지붕 세가족'의 스타들, 왕년의 톱 개그맨 등 중년의 스타를 중심으로 추억의 이야기 마당을 꾸렸던 '추억이 빛나는 밤에'는 이날 H.O.T와 god 멤버들을 불러들인 원조 아이돌 특집으로 30대 시청자를 정조준 했다.


역시 아이돌도 세월 앞에는 장사는 아니었다. 이따금 그들의 눈가에서 주름살이 보이기도 했고, 오랜만에 추는 춤에 숨이 가빠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습이 흐뭇했던 이유도 있었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퍽 수다스러웠다. 그 시절이라면 아이돌 스타로서 꿈도 못 꿀 연애 이야기와 비밀 데이트 이야기가 이어졌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토리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시키기만 하면 그 시절 그 노래도 춤과 함께 신나게 불렀다. '전사의 후예'와 '캔디'를 부르는 H.O.T와 '어머님께'를 부르는 god를 보며 30대의 팬들은 흰 풍선 하늘색 풍선을 끼고 잠실 주경기장을 찾았던 뜨거운 10대 시절을 떠올렸다. 다섯 명이 팀과 상관없이 신나게 '촛불하나'를 부를 때의 흥겨움이라니.


그 어느 때보다 MC들은 할 말이 없었지만, 신나게 떠드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빛나는 밤에'는 할 일을 다 했다.

사정상 못 나온 다른 멤버들이야 그렇다 치고,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주대스타이자 H.O.T의 직계 후배인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그는 마침 팬이 던진 물건에 얼굴을 맞고 부상을 입어 녹화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가 있었다면 분명 반짝이는 눈으로 그때 그 시절 아이돌 문화에 대해 재기발랄한 질문을 이어갔을 것이다. 문희준과 경쟁해 '라디오스타' MC 자리를 꿰찬 걸 의기양양해 했을 수도 있었다. 2011년의 아이돌 연애사에 대해 폭탄선언을 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아쉬움은 이르다. 우리의 '핫갓봉'은 다음 주 한번 더 시청자를 찾으니까. 제작진은 분명히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 에피소드"라고 했다. 아, '세시봉'도 좋지만 '핫갓봉' 콘서트, 한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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