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배우와 스타의 갈림길? 하다보니깐"(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1.10.20 10:52
이동훈 기자 이동훈 기자


올해 나이 서른. 송혜교는 지금 스타와 배우 갈림길에 서 있다. '황진이' 이후 송혜교는 미국 독립영화 '페티쉬'를 찍었고, 비록 무산됐지만 오우삼 감독의 '1945'를 한다고 칸에서 발표회를 가졌으며, 옴니버스 단편영화 '러브 포 세일'에 참여했다.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2년 넘게 촬영 중이며, 이정향 감독의 '오늘'로 관객과 만난다.

'가을동화'와 '풀하우스'로 이미 중국에선 전국구 스타가 됐지만 작품 활동은 더디고 또 감독 색깔이 짙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도 대중은 송혜교를 스타로 소비한다. 그녀의 동향과 연애, 이별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27일 개봉하는 '오늘'은 송혜교의 오늘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늘'은 '집으로...' 이정향 감독이 9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 다혜(송혜교)가 1년 후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슬픔, 그리고 그 끝에서 찾아낸 찬란한 감동을 그린 드라마다.

송혜교는 '오늘'에서 사랑과 슬픔, 이별까지 녹아든 감정을 묵묵히 눌러 표현한다. 마지막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탈 때야 비로소 자신을 폭발시킨다.

-'오늘'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나. 이야기인가, 캐릭터인가, 아니면 감독인가.

▶ 이정향 감독님이 먼저였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먼저 다가갔다. 시나리오를 읽고 용서랄지, 어떤 한 부분보다 먹먹한 그 느낌이 좋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감독님께 100% 나를 맡겼다.

-꾹꾹 눌러 담는 연기라 쉽지 않았을 텐데.

▶남지현이 폭발하는 캐릭터라 나까지 그랬으면 산만했을 것이다. 그리고 찍으면서 다혜 성격과 내 성격이 닮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어떤 부분이 비슷한가.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조심하는 부분. 싫어도 티 안내는 것. 나 하나 참고 지내면 괜찮겠지 하고 집에 돌아가서 혼자 폭발하는 점들이 닮았다. 지금이야 좀 더 외향적으로 바뀌었지만...그래서 전혀 연기하는 데 답답하지 않았다.

-원래 그런 성격이었나, 아니면 연애 활동을 하면서 워낙 루머와 악플에 시달리다보니 자신을 지키려는 성격으로 바뀐 것인가.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오히려 이쪽에서 일하면서 더 표현하게 됐다. 루머나 악플은 이쪽 일을 하다면서 당연한 것도 있다. 인터넷을 거의 안보니 잘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 그렇게 예쁜 분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렇게 글을 달아주는 것도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니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무엇을 해도 사람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몇 년 전 대만방송에 나온 것까지도 다시 화제가 되곤 한다. 왜 그럴까.

▶정말 되묻고 싶다. 왜 그럴까?

-스타와 배우, 갈림길에 서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중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중국권에서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 역으로 들어오는 것도 있고.

▶갈림길은 잘 모르겠다. 항상 갇힌 곳에 있다보니 다른 세상을 잘 모르니깐. 오히려 멀리서 보시는 분들이 잘 아실 것 같다. 연기를 15년 정도 해오는데 연기에 대한 책임감은 좀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가을동화' 때는 뭣도 모르게 열심히 했다. 그러다 '햇빛 쏟아지다'를 하면서 류승범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 하지 않았던 것을 할 때의 맛이랄까와 내가 끌고 가는 것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을 배웠다. '풀하우스'를 할 땐 표민수PD가 워낙 의견을 많이 참고해주셨다. 내 의견이 반영된 장면을 보는 재미도 배웠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할 수 있는 게 뭔지를 알게 됐다.

-영화 쪽은 어떤가.

▶'파랑주의보'를 처음 할 때는 작품보단 배경에 더 관심이 많았다. 좋은 감독님과 스태프, 그리고 차태현이랑 배우와 첫 작품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데 끌렸다. '황진이'는 이 때 아니면 언제 해볼까란 생각을 했고. 흥행결과는 썩 좋진 못했지만 오로지 개인적으로만 말하자면 두 번째 작품으로 타이틀롤을 맞아 130만 관객이 봐주셨으면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페티쉬'는 시나리오가 좋았고 언제 미국에서 이런 작품을 해볼까 싶었고, '일대종사'는 왕가위 감독님에 끌렸다. '러브 포 세일'은 장준환 감독님이라서.

이동훈 기자 이동훈 기자


-전환점이랄지, 어떤 목적을 갖고 한 게 아니라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는 것인가.

▶어떤 뚜렷한 목표를 갖고 살진 않는다. 하고 싶은 걸 하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됐다.

-감독의 영향을 많이 타는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나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다.

-'오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일 때 개인적으로 힘든 순간을 보냈다. 자신이 힘들면 일에 몰입하기가 힘들 법도 한데.

▶개인적인 일로 작품에 문제를 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부러 말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 역할에 몰입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완전히 작품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늘상 그래왔으니깐.

-늘 그랬다는 게 왠지 슬픈데.

▶음. 이런 말들은 나와 직접 나눈 것이니 상관없다. 그런데 나와 만나지도 않은 사람들이 인터뷰 내용을 확대하고 부풀려서 말을 만들어 내는 게 문제다. 프로라면 최소한 프로답게 행동해야 하지 않나. 그러면서 연예인들보곤 왜 똑바로 하라고 하나.

-영화 '여배우들'에 보면 최지우가 "송혜교는 중국을 잡았잖아. 그게 너무 부러워"라는 대사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에선 중국 배우들도 쉽지 않은 전국구 스타인데.

▶처음엔 무척 놀랐다. 이젠 그저 감사하다. 최근에 CF를 찍으러 운남성 근처 시골마을에 갔는데 할아버지가 알아보셔서 깜짝 놀란 적은 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파파라치도 끊이지 않는다. 힘들진 않나.

▶한번은 홍콩에서 파파라치가 너무 몰려 뒷문으로 스타일리스트가 나인 것처럼 하고 나갔다가 '짝퉁 송혜교'라고 신문에 나오더라. 파파라치도 친절하게 하면 좋은 사진을 내보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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