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기로' 2017 LG, 'Win Now' 버튼 누를까

한동훈 기자  |  2016.10.29 06:30


윈 나우(Win Now)냐, 리빌딩의 연속이냐.

2017시즌을 준비하는 LG는 방향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었다가는 2015년의 악몽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LG의 올 시즌은 2014년과 닮았다.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뒤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성공적인 해였다고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겨울까지 똑같이 보내서는 곤란하다.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만족했던 2014년, LG는 무방비로 2015년을 맞이했다가 쓴맛을 봤다. 같은 실수는 금물이다.

2013년과 2014년 연속 가을 야구로 암흑기를 청산했던 LG는 구단의 오판으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시즌 동안 드러났던 긍정적인 요소는 과대평가했고 불안요소는 과소평가했다. 전력보강이 전무했다.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젊은 선수들은 고전했다. 주축이었던 베테랑들은 박용택을 제외하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9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LG는 그제야 심각성을 느꼈다. 2015시즌 후 방향타를 확실히 잡았다. 반짝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육성에 무게를 뒀다. 양상문 LG 감독은 확고한 신념으로 체질 개선을 밀어붙였다. 역동적이고 빠른 팀을 만들기 위해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그 색에 맞는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기용했다. 7월 한때 9위까지 추락하는 등 가시밭길을 걸어왔지만 결국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결과였다.

이제 공은 구단으로 넘어왔다. 구단이 2016년의 성과를 어떻게 분석하는지가 중요하다.


▲냉정한 시각도 필요..길게 본다면 뚝심 잃지 말아야

먼저 이제 혁신의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다. 강팀으로 가기 위한 기초 체력을 더 쌓아야 한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몇 시즌 동안 LG에서 꾸준히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 선수는 박용택 한 명 정도다. 2014년 이병규(7)가 4번 타자로 급부상했으나 2015년과 2016년에는 그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3년 연속 10승 투수 우규민은 올해 갑자기 5승에 그쳤다. 올해 두각을 드러낸 김용의, 채은성, 이천웅, 문선재 등은 내년에 더욱 발전할 수도 있지만 다시 부침을 겪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즉, 올해 성과가 내년에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는 가운데 양상문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올해와 같은 고난이 예상되는데 시즌 도중에 리더십에 위기까지 닥친다면 2016년의 성공조차 퇴색될 수 있다. 어차피 과정이라 본다면 올해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현장의 지도력을 끝까지 믿어야 한다. 이번 시즌에도 7월 비난 여론이 극에 달했음에도 구단과 현장은 하나가 돼 흔들리지 않았다.

▲세대교체 대성공, 전력 안정됐다고 평가한다면 'Win Now'

올해 뚜렷한 성과를 낸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2017시즌에도 이어진다고 확신한다면 LG는 'Win Now' 버튼을 눌러야 한다. 올겨울에는 투, 타에서 굵직한 FA 선수들이 쏟아진다. 투수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타자 최형우, 황재균 등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투, 타에서 한 명씩 보강하면 단번에 대권을 노려볼 만한 전력으로 상승하다.

LG는 올해 잠재력 넘치는 선수들을 많이 발굴했다. 채은성과 김용의가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고 외국인타자 히메네스가 26홈런 102타점으로 우타거포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하지만 리그를 호령할 만한 정상급 타자는 없었다. 플레이오프서 해결사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특별한 보강 없이 눈높이만 높였다가는 더 큰 실망만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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