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유진은 최근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종영을 맞이해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펜트하우스'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10월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3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시즌3은 최근 회차 기준 꾸준히 15%가 넘어가며 주간 전체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수광고 관계자들의 주요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도 8.2%를 기록,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는 극 중 오윤희 역을 맡았다. 오윤희는 배로나(김현수 분)의 엄마이자, 부동산 컨설턴트다. 그는 우연히 들어온 헤라팰리스에서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고군분투하며 큰 성장과 함께 변화를 겪기도 한 인물.
유진은 "길게 촬영한 건 처음이었다. 우려했던 것보단 많이 힘들지 않게 지냈다. 난 원래 긴 촬영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촬영할 때 힘든 걸 빨리 느꼈는데 이번엔 크게 느끼지 않았다. 색다른 재미도 느꼈고 워낙 사랑을 많이 받았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캐릭터가 많이 어렵게 느껴졌고 걱정됐다. 그래도 하게 돼 도전하는 의미로 캐릭터를 받아들였다. 도전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내가 오윤희를 얼마나 이끌어 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열심히 했고 즐거웠다"라며 "처음엔 욕도 많이 먹고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지만 나중엔 응원도 해주시더라. 100% 공감대 형성은 드라마 특성상 힘들다. 출연하는 인물도 많고 전개도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 "내게 오윤희는 애증이다"
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유진은 "매번 확확 변했던거 같다. 감정 변화도 심했던 거 같고 내재되는 게 드러나는 게 달랐기 때문에 늘 변화에 내가 가장 놀랐고 거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오윤희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점차 오윤희화 됐다.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캐릭터 행동이나 변화에 놀랐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캐릭터가) 어려웠다. 이해가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훨씬 고민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대본도 더 많이 봤다. 오윤희는 천서진(김소연 분)과 학창 시절부터 대립하지 않나. 오윤희가 살아온 삶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또 배로나를 통해 많이 쌓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윤희란 캐릭터는 애증의 감정으로 남아있는 거 같다. 오윤희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고, 오윤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쉽지 않았던 거 같다. 내 현실이라면 살고 싶지 않은 인생을 산 캐릭터다. 그래서 딱 애증이란 단어로 남은 거 같다"라고 전했다.
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이에 유진은 "(주단태, 천서진의 끝을) 보지 못한 게 아쉽긴 하다. 그런데 삶이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은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다. 또 (오윤희의 죽음이) 되게 현실적이기도 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오윤희가 짠하고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힘들게 죽었다. 그 장소를 어떻게 선택했는지 죽기엔 너무 멋지더라. 한편으론 '이게 내가 죽을 장소구나'라고 생각하니 섬뜩했다. 주단태와 대결할 때 '내 몸으로 왜 차를 막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정말 열심히 촬영했고 기진맥진했다. (오윤희의 죽음이) 놀라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다. 여러 감정이 든 촬영 현장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윤희의 전 남편인 하윤철(윤종훈 분)은 죽기 직전 천서진에게 "사랑했다 윤희야"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유진도 이 장면을 봤다고 말하며 "만족스럽다. '사랑했다 서진아'라고 했으면 (내가) 관에서 나왔을 것 같다. 둘다 죽음으로 끝나 아쉽고 슬프지만 그래도 윤철의 마음을 얻는 거에 있어선 윤희가 승했구나 싶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은 오윤희의 죽음을 믿고 싶지 않은 듯, 여러 '설'들을 만들어냈다. 그중 가장 큰 건 오윤희의 생존설이었다. 이를 들은 유진은 "내 시체가 보이지 않나. 그래서 난 죽었다고 생각했다. 아마 (후반에) 나오더라도 상상이나 꿈이라고 확신했다. (오윤희를) 부검하진 않지만 시체로 누워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다들 죽었냐'고 묻더라. 그럴 때마다 '우리 드라마가 좀비물이냐'라고 얘기했었다. 정말 못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해 폭소케 했다.
◆ "남편 기태영, 믿음가는 조력자이기도"
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또한 "난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욱하는 엄마다. 욱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애들이 날 그렇게 만든다. 사실 로희가 요새 동생한테 '엄마 터질거야' '엄마 터지기 직전이야' 하더라. 둘째 딸은 어리니까 눈치가 없고 그런 걸 잘 모르니 첫째가 알려주는 거다. 난 이 소리를 듣고 '자주 욱하는 구나' 싶어서 반성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기태영을 언급하며 "내가 집에서 대본을 보고 있으면 자주 물어보더라. 또 오윤희 캐릭터가 납득이 가지 않을 땐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도움이 많이 된다. 10번 고민하는 걸 8번으로 줄여주는 거 같다. 응원도 해준다"라며 "(작품을) 하면서 자신이 없을 때도 있는데 같이 모니터 하면서 힘을 많이 받는 거 같다. 분석해서 필요한 말들을 해주고 위로도 되면서 믿음도 간다. 좋은 조력자가 아닌가 싶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아마 내가 촬영하면서 거의 육아를 담당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은 거 같다. 나보고 '드라마 언제 끝나냐'고 하더라. 그래도 덕분에 집중해서 드라마를 촬영했다. 다음번엔 롤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끝으로 유진은 "'펜트하우스'는 오랜 공백을 깬 작품이기도 하고 이런 캐릭터를 한 건 처음이다. 자극적이고 세고, 내 캐릭터 자체도 선과 악을 왔다 갔다 하면서 감정이 심하고 이렇게 하드 캐릭터가 오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성취감이 있는 캐릭터였다. 이 어려운 걸 해냈구나 하는 캐릭터였다. 열심히 했고 나름대로 캐릭터를 연구했고 만들어낸 오윤희이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배우 유진 /사진제공=인컴퍼니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