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자선경기를 찾은 어린이 팬들한테 자신이 신었던 스파이크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4일이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이끄는 종범신팀에 선수로 참여해 그라운드를 누비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좌타자인 이정후는 우타석에 선 채로 아버지의 타격 폼을 흉내내는가 하면, 3회에는 마운드에 오른 한화 정은원을 상대로 인사이드더파크 홈런까지 치며 기쁨을 함께했다.
자선 대회가 끝난 뒤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편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장소는 고척돔 펜스 근처. 이정후가 그라운드 위에 서 있었고, 펜스 위쪽 너머로 야구 팬들이 모여 있었다.
순간 이정후는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은 뒤 아이들한테 전달했다. 이어 입고 뛰었던 유니폼 상의를 훌러덩 벗은 뒤 팔을 위로 뻗어 팬들한테 선물한 것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자신이 신고 뛰었던 스파이크 끈을 갑자기 풀기 시작했다. 이정후는 스파이크에 묻어있던 흙마저 깔끔하게 털어낸 뒤 한 아이의 손에 직접 쥐어줬다. 맨발이 된 이정후는 이후에도 야구공까지 가져와 선물을 해줬다는 후문이다.
이런 이정후의 모습을 보며 팬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팬은 "신발까지 벗어주는 건 메이저리그나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보던 모습 아닌가"라면서 월드클래스급 찬사를 보냈다.
이정후는 6일 스타뉴스에 "올해 마지막으로 팬들을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에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코로나19로 팬 사인회 같은 행사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이 끝났으니 올해 더 이상 야구를 할 일이 없어서 유니폼이나 신발을 드릴 수 있었다. 특히 야구를 보러 온 아이들에게 많은 선물을 주고 싶어 공을 많이 던져줬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후가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타석에서 아버지 이종범의 타격 폼을 흉내내고 있는 이정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