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박한결이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11회 말 안타를 터트린 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NC 박한결이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터트린 데뷔 첫 안타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경기에서 박한결은 NC의 영웅이 됐다. 팀이 3-5로 뒤지던 연장 11회 말, NC는 박민우의 볼넷과 마틴의 안타, 권희동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타석에 등장한 선수가 바로 박한결이었다. 그는 앞서 연장 10회 초 대수비로 출전해 1군 첫 출전에 나선 상황이었다.
박한결은 두산 투수 박치국이 던진 낮은 패스트볼을 그대로 공략했다. 타구는 생각보다 멀리 뻗어나가 워닝트랙까지 날아갔다. 2루 주자까지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중계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사이 1루 주자 권희동까지 득점에 성공했다. 6-5로 NC가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기록은 2타점 적시타 이후 2루수 포구 실책으로 인한 결승점이었기에 박한결의 안타가 결승타로 기록되진 않았다. 하지만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만든 첫 안타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이끈 박한결이 주인공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NC 선수단이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말 끝내기 승리를 거두자 그라운드로 나와 기뻐하고 있다.
박치국의 2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하는 박한결(오른쪽)의 모습. /사진=KBSN 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박한결 본인 역시 "철렁했다. 처음 보는 공이었다"며 "'확실히 프로가 쉽지 않구나' 하는 걸 느꼈다. 좋은 기회가 항상 오는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봐도 웃음 나오는 스윙이었다. 너무 직구만 노리는 게 티가 났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 전 중심타자 박민우가 "직구 타이밍에 나가서, 변화구가 오면 맞히려고 하지 말고 헛스윙해라"는 조언을 했고, 타석을 앞두고도 송지만 타격코치가 "직구는 절대 놓치지 마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박한결은 "그래도 야구를 몇십 년을 보신 분들이니 더 잘 알 것 같아서 내 생각보다는 선배님이나 코치님 말을 듣기로 했다"고 했고, 그 결과는 두 번의 헛스윙이었다.
NC 박한결이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11회 말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비록 박한결 본인은 "투수만 보였다"고 말했지만, 짧은 순간 투수와 수싸움에 대한 생각을 하며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건 어린 선수에게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NC 박한결이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11회 말 안타를 터트린 뒤 1루로 향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하지만 NC의 생각은 달랐다. 지명 후 구단 스카우트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우타 외야수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박한결에 대해 "타석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우리가 관찰했을 때는 높았다고 봤다"며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했고, 우리 차례가 와서 숨도 안 쉬고 지명하게 됐다"고 전했다.
민동근 NC 스카우트팀장 역시 "호타준족의 박한결이 가장 마음에 드는 픽이다"며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신영우와 함께 박한결이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민 팀장은 "박한결을 못 뽑은 팀들이 아쉬워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가 선택을 잘한 것 같다. 철통 같은 보안으로 준비를 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NC 입단 당시의 박한결. /사진=NC 다이노스
박한결은 올해 퓨처스리그 첫 시즌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4홈런 34타점 10도루 OPS 0.740의 성적을 거뒀다. 고졸 1년 차로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그는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이어 지난 23일 창원 두산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콜업됐다.
2023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한 박한결. /사진=NC 다이노스
얼떨떨한 상황이지만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한결은 자신의 장점으로 '장타'를 꼽으며 "보통 장타를 치면 달리기가 안되는데, 나는 달리기까지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다"며 당당히 밝혔다. 그만큼 멘탈 역시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
NC 박한결이 24일 창원 두산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NC 박한결(왼쪽)이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11회 말 안타를 터트린 뒤 축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