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사진=오스트리아 SERVUS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사진=오스트리아 SERVUS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클린스만은 2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SERVUS TV'에 출연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을 떠올리며 "파리에서 뛰는 어린 선수(이강인)가 토트넘 주장(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그 어린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구시켰다"라고 폭로했다.
기껏 갈등을 봉합했더니 전 감독이라는 인물이 아픈 상처를 다시 들쑤셨다. 클린스만은 "사건 다음 날에도 얘기를 나눴다. 선수단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팀이 무너진 느낌을 받았다"라며 "비록 한국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패했지만, 15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라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 매체 SERVUS TV 토크쇼에 출연한 위르겐 클린스만. /사진=오스트리아 SERVUS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클린스만(가운데)가 웃으며 헤어초크(오른쪽)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오스트리아 SERVUS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와중에 클린스만은 입만 열면 망언이다. 심지어 클린스만은 한국의 '꼰대 문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틀리더라도 항상 옳다고 한다"라며 "한국에서는 일이 터지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아시안컵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의 몫이 됐다"라고 회피성 답변을 내놨다.
심지어 한국 국가대표팀 시절에 대해 호평을 남겼다. 그는 "한국은 월드컵 8강까지 갈 수 있는 팀이었다.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1년간 한국 대표팀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라고 말했다.
헤어초크(오른쪽)가 둘의 우정에 대해 말하자 미소짓는 클린스만. /사진=오스트리아 SERVUS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제 얼굴에 침 뱉기였다. 선수단 관리는 엄연히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역할이다. 클린스만은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원 팀'을 강조했다. 과거 전설적인 미드필더 필립 람(41)이 자서전을 통해 클린스만의 '전술 무능'을 폭로했을 정도로 전술가로서 기대감은 없었지만, 그나마 클린스만에게 희망을 걸었던 점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이마저도 걷어차며 감독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겼다.
경질 공식 발표 약 1시간 전 작별 인사를 남긴 위르겐 클린스만. /사진=위르겐 클린스만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지난해 10월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정몽규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책임 회피성 발언이었다. 스포츠 전문 유력지 '디 애슬레틱'도 수차례 클린스만의 전술적 무능을 꼬집은 바 있다. 심지어 클린스만은 본인이 자신했던 선수단 관리도 실패했다. 하지만 클린스만을 비롯해 사단 핵심 인물도 아시안컵 실패 이유를 선수 탓으로 돌렸다. 헤어초크는 "선수 간 다툼은 훈련장에서 본 적 있다"라며 "하지만 식당에서는 처음이었다. 수 개월간 쌓아 올린 게 몇 분 만에 박살 났다"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 황금세대의 앞길을 막았던 두 주동자는 여전히 절친한 사이다. 심지어 같이 방송에 나와 서로를 칭찬하기도 했다. 클린스만은 "헤어초크는 선수 시절부터 알던 사이다. 뮌헨 시절(1995년~1996년)부터 우정을 쌓아왔다. 아쉽게도 헤어초크는 뮌헨에서 1년간 함께한 뒤 떠났다. 나는 1년을 더 활약했다"라고 회상하며 미소지었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어시스트로 골을 넣은 손흥민이 서로 포옹하고 있다. 2024.3.26 /AFPBBNews=뉴스1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은 뒤 이강인과 포옹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둘은 미국 국가대표팀에서도 함께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오게 된 배경도 클린스만의 추천이었다. 클린스만은 "지도자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라며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을 때도 헤어초크를 데려오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미국과 한국을 지도하게 되어 직접 연락을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어시스트로 골을 넣은 손흥민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AFPBBNews=뉴스1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당시 클린스만의 감독 커리어는 사실상 끝난 상황이었다. 클린스만은 FIFA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카타르월드컵을 찾았다. 2020년 헤르타 베를린 시절을 마지막으로 지도자 생활은 쉬고 있었다. 클린스만은 베를린 감독 당시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임 의사를 통보해 축구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KFA의 클린스만 선임은 역대급 실패로 돌아갔다. 황선홍(55) 임시 감독 체제에서 3월 A매치 두 경기는 넘겼고, 정식 감독 선임에 열을 올리고 있다. KFA에 따르면 5월 중에 한국의 새 사령탑이 결정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 경기 패배 후 미소 짓는 위르겐 클린스만. /사진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