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눈물 쏙 빼는 감동.."장난 아니네"

정재형 기자  |  2005.01.18 10:01

영화속 주인공이 어떤 장애를 극복하고 대단한 일을 해냈을 때 관객은 감동받는다. 게다가 그것이 실존 인물의 극적인 삶이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영화 '말아톤'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배형진(22)씨와 그를 마라토너로 키워낸 어머니 박미경(46)씨의 실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박미경씨가 쓴 수기 '달려라! 형진아'와 KBS 인간극장에 방영된 다큐멘터리가 영화의 모태가 됐다.

그냥 잔잔한 감동에 그칠 수도 있는 실제 이야기인데 정윤철 감독은 관객 눈물을 쏙 빼놓을 정도의 감동적인 영화로 만들어냈다. 정 감독이 2년여 동안 형진씨 집을 드나들며 소통한 흔적이 영화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정 감독은 "다큐를 픽션으로 만드는 작업이 힘들었다"며 "(부모와 자식관계에서)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부분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말아톤'의 감동은 많은 복선이 깔린 탄탄한 시나리오에서 나온다. 영화 초반 엄마 경숙(김미숙)이 동물원에서 어린 초원이를 잃어버린 장면, 초원이의 정신과 상담에서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누워 있으면, 초원이는 슬플까요 기쁠까요 화날까요..."라는 대사 장면 등이 그렇다.

또 경숙이 시도때도 없이 묻고 초원이 답하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대화도 영화 마지막 중요한 순간에 다른 형태로 등장해 감동을 준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비 맞는 장면도 이후 비에 대한 이미지로 몇 번 나타나고, 경숙이 초코파이를 미끼로 초원이를 산에 오르게 하는 장면, 산에 올라 "가슴이 콩딱콩딱 뛰어요"라고 말하는 장면, 초원이 한강 공원을 달리면서 손으로 풀을 건드리는 장면 등이 모두 다음 장면을 미리 비쳐 두고 있다.

'말아톤'을 돋보이게 하는 또 한 가지는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다. 조승우의 자폐증 연기는 눈부시다. 몸은 스무살이지만 지능은 다섯살인 초원 역에서 조승우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가락, 허공을 보는 듯한 멍한 표정, 어린이 말 같은 화법 등 빼어난 연기를 보였다.

엄마 역을 맡은 김미숙의 연기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초원이의 마라톤 코치 역을 맡은 이기영과 동생 중원 역을 맡은 백성현도 좋은 연기를 보였다.

정윤철 감독은 가장 역점을 뒀던 장면으로 가족들 몰래 춘천마라톤에 참가하는 초원이를 경숙이 출발 전에 가까스로 발견하고 만류하지만 결국 초원이의 손을 놓아줄 때를 꼽았다. 초원이가 엄마의 강요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뭔가를 하고자 하는 장면.

정 감독의 말대로 "가족들과 함께 부모님 모시고 가서 보고, 각자의 위치를 한번 돌아보시라". 손수건 꼭 준비하시고. 27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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