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의 첫사랑', 눈물멜로를 꿈꾼 순정만화

김현록 기자  |  2006.02.18 14:40

너무 잘나 생긴 '오만방자' '안하무인' 성격 외에는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완벽한 남자가 어느날 사랑에 빠져 바뀌어간다는 간결한 스토리는 순정만화들이 즐겨 써먹는 소녀팬 끌기 수법 가운데 하나다. '싸가지'없는 꽃미남 F4가 애간장을 태운 만화 '꽃보다 남자'는 그 대표격.

잘난 사람 만나 내 한 몸 업그레이드 되리라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와는 궤가 다르다. 순수한 사랑으로 저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판타지가 주는 쾌감은 묘한 중독성으로 소녀들을 불러모은다.

싸가지없는 완벽남 '삼식이' 현빈과 뭇 여성들을 사로잡은 '늑대의 유혹' 김태균 감독이 만난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제작 보람영화사)은 그 얼개를 그대로 가져간다. 1000억원대 유산을 받게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오렌지족 문제아 재경(현빈 분)은 상속을 받기 위해 어느 시골 고등학교의 졸업장을 따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낯선 시골생활과 순수하기만 한 아이들 속에서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재경은 거침없고 생활력 강한 소녀 은환(이연희 분)을 만난다. 그리고 사랑이 시작된다.

부드러운 햇살이 비치는 한적한 시골동네에서 벌어진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는 그 고운 화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하다. 그러나 그 토대가 만화적이었을지언정 영화는 순정만화의 중독성 강한 문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사랑이 시작되기까지의 밀고 당기기에 러닝타임을 소비하는 대신 사랑을 확인한 이후에 힘을 쏟는다. 처음부터 이들에게는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쾌발랄한 순정만화로 시작한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물로, 신파물로 바뀌어간다.

강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도입부를 제외한다면 별다른 기교 없이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훑어가는 영화는 곱고 아름다우며 순진하고 순수하다. 미남미녀의 순정만화적 사랑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이들에게, 스크린 가득한 현빈의 매력을 맛보고픈 이들에게 추천한다. 겨울의 막바지가 더욱 따뜻해질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달콤함보다는 씁쓸함이 먼저 다가오는 이들에게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12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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