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투 렌트', 위장결혼으로 노리는 잉글랜드 드림

정상흔 기자  |  2006.04.20 13:15

대개 이상은 높고 현실은 깊다. 시나리오작가라는 부푼 꿈을 품고 영국 런던에 입성한 이집트 청년 알리(사이드 타그마위 분). 웨이터, 모델, 춤선생 등 닥치는 대로 몸을 놀리지만 작가 데뷔는 멀디 멀뿐이다. 급기야 비자 연장마저 거부당해 3개월 내에 쫓겨날 위기에 내몰린다.

게다가 위장결혼 신붓감으로 만난 쇼걸 린다(줄리엣 루이스 분)에게 첫눈에 반해 진짜 결혼까지 해버릴 욕심을 내보지만 역시 미인은 쉽게 잡히지 않는 법. 설상가상으로 또다시 좌절을 겪게 만든다.

그런데 ‘룸 투 렌트’의 진정한 시작은 이제부터다. 이후 그는 자신을 환생한 옛애인으로 굳게 믿는 시각장애 부자 할머니 사라를 통해 이러한 고해를 단숨에 탈출하는 기회를 얻는다. 시민권과 경제적 안정을 단숨에 거머쥐게 되는 것. 활기차고 휘황한 런던 거리에서 늘상 의심받고 소외되던 이방인 처지에서 처음 벗어나 안락함과 따스함을 맛보는 그의 급작스런 처지 변화가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사실 뜯어보면 눈물겹다.


이 영화는 위장결혼이라는 흥미로운 단골 소재를 다뤘지만 뻔한 결론이 예상되는 지점에서 과감하게 몸을 튼다. 야심만만하지만 자신의 존재가치가 불안해 떠도는 외국인의 비애를 꽤나 성공적으로 희화화했으나 그 속에는 페이소스가 물결친다.

외국인 체류 문제라는 건조한 토픽을 풍자적이면서 낙천적인 시각으로 주무르는 감독의 솜씨가 관객의 웃음보를 정확히 압박할 줄 안다.

또 알리가 가짜결혼 생활 속에서 잔잔히 맛보는 풍부한 사랑의 의미는 관객에게 결혼제도의 고정관념에 대해 곱씹게 만드는 면도 있다. 특히 하숙생 신세에서 하숙집 주인으로 신세가 바뀐 알리의 마지막 장면에는 감독의 재치있고 깜찍한 의도가 얽혀 압권으로 꼽힐 듯.

이집트 출신 칼레드 알 하가르 감독 자신의 영국 유학 체험담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5월4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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