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애초 솔로계획..'난 알아요'에 얽힌 사연

[이 노래, 이 사연]

김원겸 기자  |  2006.09.14 15:10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빅스타 혹은 메가톤급 히트작은 우연한 기회에 원작과 달리 약간의 수정을 거치면서 이른바 '터지는' 경우가 많다. 서태지를 일약 '문화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게 해준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에도 애초 계획이나 모습과는 달랐던 몇가지 사연이 담겨 있다.

애초 서태지는 솔로가수로 데뷔할 생각이었다. 음악적 감각이 남달랐던 서태지는 당시로서는 국내 음악시장에서는 너무 앞섰던 랩을 도입했다. 록그룹 시나위에서 베이스 기타를 쳤던 과거를 생각하면 랩 댄스 음악은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명색이 댄스가수로 데뷔하려던 서태지는 음악은 이미 만들었지만 이와 어울리는 안무가 필요했다. 서태지는 국내 최고의 춤꾼으로부터 춤을 배우려는 계획을 세우고 수소문 끝에 양현석에 연락했다. 박남정의 댄서로 활약하던 양현석은 당시 국내 최고의 춤꾼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서태지의 요청으로 양현석은 춤을 가르치다 서태지가 만든 '난 알아요'를 듣게 된다. 양현석은 서태지에게 "노래가 좋다. 그런데 이 노래는 혼자 하는 것 보다 팀을 이뤄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에 서태지는 음악적 교감이 맞은 양현석의 조언을 받아들여 팀을 결성하기로 결정, 양현석에 팀 합류를 요청했다. 이어 이주노까지 영입하면서 국내가요계 이단아이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하게 됐다.

서태지와 함께 팀을 꾸린 양현석은 서태지에게 다시 "노래에 멜로디가 없으면 우리나라에서는 통하기 어려우니 후렴에 앞서 멜로디가 필요하다. 멜로디를 넣지 않으면 팀원으로서 활동할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서태지가 처음에 만든 '난 알아요'는 '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으로 시작하는 랩을 한 뒤 곧바로 '오 그대여 가지 마세요/나를 정말 떠나가요/오 그대여 가지 마세요/나는 지금 울잖아요'라는 후렴구가 나오고 곧바로 다시 '난 알아요/요 그대 떠나는 모습을 뒤로 하고/마지막 키스에 슬픈 안녕/하 떠나는가'로 구성된 랩이 이어진다.


양현석의 주장에 서태지는 도입부의 랩에 이어 '난 정말 그대 그대만을 좋아했어/나에게 이런 슬픔 남겨주는 그대여/그대 제발 나를 떠나지 말아요/나에게 오직 그대만이 전부였잖아' 부분의 A멜로디를 만들어 삽입하게 된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2년 4월 당시 인기 음악프로그램이었던 '젊음의 행진'에 출연해 첫 방송을 했고, 이어 두번째 방송이었던 MBC '특종 TV연예'에 출연해 작곡가 하광훈, 작사가 양인자, 방송인 이상벽, 가수 전영록 등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신인가수로서 유망도를 놓고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국내 대중음악에서 랩은 이르다' '국내 정서와 잘 안맞을 것'이라는 요지의 부정적인 의견과 함께 평점 7.8점을 받았다.

그러나 대중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LP와 테이프를 합쳐 13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불법 복제품이 무수했던 당시 상황으로서 엄청난 수치다.

애초 계획대로 서태지가 솔로로 데뷔했고, A멜로디가 없는 채로 '난 알아요'를 발표했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문화대통령' 칭호를 받을 수 있었을까. 뛰어난 사람에게는 좋은 친구가 필요한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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