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내 스타일대로 살고 싶다"

전형화 기자  |  2006.10.11 09:22
ⓒ<임성균 tjdrbs23@>

허영만의 청춘물 '비트'에서 주인공 민은 여자친구 로미에게 미래의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 스타일 망가뜨리지 않고 살고 싶다." 그러자 로미가 이렇게 답한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야."

배우 정준호는 그 어려운 일을 그러저러 해나가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두사부일체'를 통해 대중에게 코믹 이미지로 각인되기 전까지 정준호는 전형적인 엘리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였다. 그러던 그가 '정준호식 코미디'라 불릴 만큼 특유의 코믹 이미지를 얻게 된 데에는 낙천적인 데다가 아울러 남의 부탁을 좀처럼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다.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의리 때문에라도 거절을 쉽게 못하는 것도 있고. 1년에 한 작품만 하면서 이미지 관리하며 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이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내 스타일대로 사는 게 좋다."

새 영화 '거룩한 계보'(감독 장진ㆍ제작 필름있수다)도 시작은 비슷했다. 장진 감독으로부터 "비중이 적지만 꼭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받자 "그런 부담 갖지 말라"고 말하며 영화에 합류했다. 정준호가 맡은 김주중 역은 실제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동치성(정재영)보다 비중이 적었다. 개그 코너 '형님뉴스'의 길용이가 정재영이라면 정준호는 덕근이에 가까웠다.

하지만 정준호는 '거룩한 계보'에서 최근 출연작 중 가장 빛나는 연기를 펼쳐 비중 이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사부일체'의 어리버리한 조폭 이미지를 바탕으로 유약하고 또 조금은 비굴한 모습으로 스크린를 장악했다.

뿐만 아니라 정준호는 사투리 연기에 도전해 훌륭하게 이를 소화해냈다. 충청도 출신이라 느릿한 어투를 가지고 있는데다 조폭 영화에 두루 출연한 터라 의외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정준호가 정식으로 사투리 연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구'에서 장동건이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투리가 주는 힘이랄까 그런 것을 느꼈다. '거룩한 계보'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게 되자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정준호는 '거룩한 계보'를 장진식 '친구'라고 정의했다. 거친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장진 특유의 유머로 녹여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자신은 친한 친구 생일 잔치에 손님으로 참석한 것처럼 이번 영화를 만끽했다며 웃었다.
ⓒ<임성균 tjdrbs23@>

정준호도 큰 영화제에 남다른 영화로 레드카펫을 밟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공공의 적2'에서 인간 말종 연기를 펼친 것은 또 다른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그는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를 추구한다.

"레드카펫에 대한 욕심이 왜 없겠나, 하지만 내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역을 하고 싶다. 또 사람들이 정준호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밥이 주식이고 가끔 자장면을 먹듯이 코믹 이미지를 남발하지 않으면서 나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엉뚱할 지 모르지만 배우로서 정준호의 꿈은 코믹한 캐릭터로 얻은 부와 명예를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것이다. 연예인 봉사 모임인 '따사모'의 창립 회원이자 '사랑의 밥차'를 사비를 털어 후원하고 있는 그는 "장애우를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털어놨다. 장애우 전용관 설립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출연료를 10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나를 찾아주는 한 연기는 계속할 생각이다. 사업을 하는 것은 배우를 못한다고 해도 내 스타일대로 살기 위한 일종의 안전 장치이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것으로 남들을 돕고 싶다. 배우로서 철저한 관리를 못한 것은 인정한다. 그게 천성인 것 어떻하나. 내 모습대로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봉사는 그 중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이다."

연예계 마당발 중 한 명인지라 인터내 내내 정준호의 휴대전화는 쉬지 않았다. 끝까지 전화를 받지 않던 그는 이 전화는 안받을 수가 없다며 양해를 구하고 수화기를 들었다.

"예, 형님! 아니요, 제 일정에 맞추지 마세요. 제가 형님들 일정에 맞춰야죠. 제가 먼저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거룩한 계보' 홍보에 새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촬영, 그리고 애니메이션 더빙까지 쉼없는 일정이 예정돼 있는데도 '형님'들을 우선한다. 그게 정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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