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라고 웃으며 말을 건네는 김호진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최근 누적된 피로로 인해 성대가 부어 병원신세를 졌다는 대답이 이어졌다.
"병원에 갔더니 성대가 부었다고 하더라구요. 목소리가 잘 안나와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다행히 드라마를 보니 목소리 이상한 티가 나지 않더라구요. 다행이죠. 너무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뭐가 그리 좋을까. 김호진과 강성연은 이 작품을 통해 10년만에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뿐 아니라 이 작품은 김호진의 아내인 탤런트 김지호가 '강추'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강)성연이와 같이 일하게 된 것도 즐거운 이유중 하나죠.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에요. 만족도가 80% 이상이에요. 데뷔 이후에 이처럼 경쾌한 역할은 처음인 것 같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모자란 20%는 시청률이죠.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가 아니라 막강한 적수(최근 종영된 SBS '내 남자의 여자')를 만나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했다는 게 아쉬울 뿐이죠."
도대체 어떤 역할이기에 이리 만족도가 높을까. 그는 드라마 속 '허명필'을 연기한다. 문화부 장관상을 수상한 신문사 기자로 첫사랑 김태연과 불륜을 저지른 끝에 조강지처 강성연을 헌신짝처럼 여기며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게 한 남자다. 방송초반 아내에게 불륜이 발각됐지만 더욱 뻔뻔해지는 '허명필'의 모습에 아줌마 시청자들은 열을 올렸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철없는 모습에 그냥 헛웃음만 나오게 한다. 한마디로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욕을 많이 먹지 않을까 해서 고민했었어요. 하지만 '허명필'이라는 인물이 워낙 허술하기 때문에 미움을 덜 사는 것 같아요. 다행이죠. 사실 감독님과 제가 생각하는 '허명필'이라는 인물에 대한 생각이 동일했어요. 미운 짓을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 그 점이 부각된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매회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너무 재미있어요. 너무 웃다가 NG도 내죠. 촬영장에 오는 게 즐겁고 신이 나요."
드라마 속에서 김호진은 아내 강성연에게 "넌 뇌에 보톡스를 맞았니? 왜 이렇게 생각이 없니? 넌 생각을 못하니?" 등의 '망언'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새롭게 아내로 맞은 첫사랑 김태연에게는 머슴을 자처하고 있는 그다.
탤런트 김지호와 '잉꼬부부'로 소문난 김호진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사실 인터뷰 직전에도 김호진은 김지호에게 휴대전화로 전화통화를 하며 닭살 애정을 과시했다. 제빵 자격증을 제외하곤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복어조리 등 조리사 자격증을 무려 5개나 소지하고 있다.
"사실 집에서는 요리를 잘 안해요. 하하. 한 번 하면 가족들이 맛있어 하지만... 다정다감한 편은 아니에요. 사실 전 굉장히 꼼꼼하고 깐깐한 스타일이죠.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편이죠. 조리사 자격증을 딸 때도 그런 제 승부근성이 발동했어요.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김지호씨는 저와 성격이 정반대에요. (김)지호는 굉장히 털털한 편이에요. 남들은 여자들이 꼼꼼하고 남자들이 털털하다고 하는데. 하하. 너무 똑같아도 힘들다고들 하잖아요. 이런 반대의 성격 때문에 둥글둥글 잘 돌아가는 것 같아요."
김호진은 이 말과 동시에 생각만해도 즐거웠는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집에서는 가장으로, 밖에서는 연기자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인생은 '행복'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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