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가수 비의 미국 공연 취소 사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비의 월드투어를 주관한 스타엠의 18일 기자회견장은 씁쓸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스타엠의 이인광 대표는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캐나다 및 LA 그리고 하와이 공연 등이 취소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스타엠 박매희 제작이사는 "비의 월드투어는 세계 수준의 진정한 멀티미디어 공연이었다고 자신한다"며 "국내에 없던 장비와 기술을 도입했고 공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그런 스타엠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작금의 상황은, 월드투어가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려는 비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했음을 반증하는 듯했다.
무엇보다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본 기자가 씁쓸했던 점은 어느 누구도 책임 있는 언행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두가 "네 탓이오"로만 일관했다.
스타엠 이인광 대표는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월드투어를 비난하는 행위는 말도 안 된다"며 "만약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로컬 프로모터를 잘못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주관사로서 행사를 깔끔하게 마칠 책임이 있는데 끝까지 그러지 못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결국 이번 월드투어의 미국 공연이 물거품이 된 것에 대해 현지 프로모터들의 무능력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이날 장시간 지리하게 진행됐던 기자회견은 막판 캐나다 프로모터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공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캐나다 프로모터 부사장이라 밝힌 팀 킴 씨가 등장해 이인광 대표와 뜨거운 설전을 벌인 것이다.
팀 킴 씨는 "공연에 부적합한 공연장 대관이 캐나다 공연 취소 이유라고 밝혔는데 이 공연장은 스타엠 측이 지정한 공연장이 아니었냐?"고 물었고 이에 양측의 공방이 오갔다.
사실 비의 미국 공연 취소 파문에는 수많은 이해관계 당사자가 얽혀 있어 이 짧은 기자회견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음이 자명했다. 하지만 월드투어와 관련된 당사자들이 모두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는 점은 안타깝다.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이인광 대표와 캐나타 프로모터 팀 킴 씨는 말했다.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그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할 때 세계로 나아가던 비는 상처를 입었고, '한류'는 해외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용기 있게 진실을 밝히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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