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1일 만인 11일 '디 워'가 전국 관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를 둘러싼 숱한 논란이 아니더라도 '디 워'의 흥행은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큰 의미를 던진다.
국내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미국시장을 공략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영화 위기설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디 워'와 '화려한 휴가'가 연이어 개봉하고 또 좋은 흥행 기록을 올리면서 의당 충무로가 모두 내일처럼 기뻐해야 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다름아닌 스크린 독과점 문제 때문이다.
전국 500개관에서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여전히 400개 중반대의 스크린을 유지하고 있으며, '디 워'는 690개까지 스크린이 늘었다가 520개를 유지하고 있다.
두 영화가 장악하고 있는 스크린은 전국 스크린수의 60% 이상으로 8월에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국영화들도 상영관을 제대로 못잡는 형국이다.
두 영화가 흥행몰이를 하는 데에는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라는 국내 메이저 배급사가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두 배급사의 막강한 배급력과 관객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영화계는 그저 한국영화의 흥행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이 같은 열기가 향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영화가 개봉하기 얼마 전까지 할리우드 영화들이 국내 스크린을 모두 잡아먹고 있다고 소리를 높인 것과는 딴판이다.
5월1일 '스파이더맨3'가 개봉한 이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온통 스크린을 장악했을 때 한국영화계는 스크린쿼터 축소 영향이 드러나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지난해 '괴물'이 620개 스크린을 장악했을 때는 MBC '100분 토론'에서 독과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스크린 싹쓸이'문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영화가 위기 속에서 이에 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까지 제기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서 한국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스크린쿼터제가 필요한 것처럼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도 여기서 나온다.
문화평론가인 중앙대 진중권 교수는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영화 뿐만 아니라 국내 블록버스터에게도 똑같은 잣대가 필요하다"면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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