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슈퍼주니어'의 김기범을 10일 그의 숙소에서 만났다. 인터뷰 울렁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모범생 같은 답변에 더해 자신의 진지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기범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리는 아시안필름마켓 행사의 일환인 '스타서밋아시아' 캐스팅보드에 한국을 대표하는 신예로 뽑혔다. 영화는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에 출연한 게 전부인 김기범으로는 다소 이를 수도 있다.
김기범 또한 "아니 벌써 부산국제영화제에 가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캐스팅보드가 합작영화를 염두에 두고 아시아 각국의 유망주를 소개하는 자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김기범을 선택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15살에 미국에서 단신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연기자로서의 꿈을 줄곧 키워왔다.
데뷔 역시 슈퍼주니어라는 인기 그룹으로서가 아니라 드라마 '4월의 키스'를 통해 연기자로 시작했다. '반올림2'와 '레인보우 로망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등 각종 드라마로 한계단씩 발판을 마련했다.
슈퍼주니어의 멤버로만 기억되는게 불안하기도 했지만 연기자로서의 꿈이 워낙 확고해 뒤돌아보지 않았다.
"'반올림2'를 할 때는 아주머니들도 극 중 이름인 '여명'이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어느순간 슈주의 김기범으로만 기억되더라구요. 연기자로서 자리는 없어진 게 아닌가 솔직히 걱정도 했죠."
그럼에도 슈퍼주니어 활동은 김기범에게는 단순히 젊은 시절 추억 그 이상을 줬다. 그는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슈주 활동은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외로움을 잊게 해준다는게 제일 크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스크린 데뷔작인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은 김기범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언젠가 해볼 첫 영화에 기대와 흥분이 있었기에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남들처럼 "아니, 슈주가 전부 출연한단 말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바쁜 일정에서도 흥겹고 즐거웠으며 작품 또한 아이돌 영화 그 이상이 나왔기에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내성적이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벽을 두는 버릇이 있다는 김기범은 그런 성격 자체를 연기자로서 단점으로 꼽았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게 더 많은데 내성적인 성격으로 잘 표현할 수 없다면 문제라고 생각해요. 슈주 활동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김기범은 지금 '천일의 꿈'을 꾸고 있다. 핸드폰에 하루하루 날짜가 변하도록 입력을 해놓고 1000일 동안 매일 발성과 연기 훈련을 하고 있다. 10일까지 딱 103일이 지났다.
"다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면 나 자신을 스스로 배우로서 인정할 때 오고 싶어요. 물론 좋은 기회가 있다면 먼저 찾을 수도 있겠지만요. 급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싶어요."
김기범이 슈주의 김기범으로 기억될지, 부산이 주목한 신예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1000일 뒤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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